추천 게시물
봄이 되면 언제나 - 윤이상, 동백꽃에 대한 기억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작성자:
dckorea
-
봄이 되면 언제나 깊이 잠겨있던 생각들이 떠올라 몸살을 앓게 한다. 아니 차면서도 따스한 기운을 품은 공기가 얼굴을 스치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파릇한 물이 오르면서 어떤 분위기에 젖어든다. 봄몸살은 생각보다 먼저 몸이 앓기 시작하고 생각은 그저 몸을 따라간다는게 맞다.
나에게 봄은 어떤 냄새로 분위기로 온다. 거기에 몇가지 소식이 더해지면 마음을 급속히 방망이질 친다. 후각과 청각이 만든 이미지, 신문의 기사, 머리에 떠오른 지난간 시간들이 뒤엉키면서 올해도 봄이 왔다. 나는 봄을 타는 것일까?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생각이 든다. 유독 봄이면 몸과 마음이 가려워져 이곳 저곳에 비벼댄다.
모두 그렇겠지만 봄을 느끼는 것은 눈보다는 피부가 먼저이다. 3월 중순부터 출근길 자전거를 탈 때, 귀마개를 먼저 그 다음 가죽장갑을 벗어 던지고, 최근 잠바를 좀 더 가벼운 것으로 바꿔입었다. 또 목동 아파트 1단지에서 4단지로 이어지는 자전거길 옆 담장나무들 위로 파릇한 새싹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다음은 개나리, 민들레, 제비꽃, 라일락, 사과꽃, 벚꽃, 철쭉에, 이 모든 것의 정점으로 하얀 목련이 피어난다.
자전거를 타고 차고도 따스한 봄의 아침 공기를 맞으면서 울긋불긋 피어 넘쳐나는 꽃들 사이를 지나다보면 마음 속 여기 저기에서도 웅성거리면서 피가 끓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직은 눈 보다는 피부 속으로 봄이 찾아와 있다. 4월 중순이 지나야 봄은 아파트 단지 양지녘에서 후미진 뒤녘까지 울컥대며 색색깔을 쏟아낸다. 아침를 맞으며 그 사이를 지날 때도 좋지만 어둑해지는 저녁 잔잔한 바람 속에 꽃내와 갓 돈아난 푸르른 잎새 내음을 맡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더욱 좋다.
이런 일들이 있기전 신문이나 텔레비젼에서 남녘부터 시작되는 꽃소식을 듣는다. 언제나 이때부터 문제다. 동백꽃 무더기 속으로, 하나둘 떨어져 내리는 붉은 꽃잎 속으로 들어가 헤메고 싶어지고 언제나 '올해는 꼭 가야지' 결심을 한다. 그 많은 결심 속에 아직까지 한번도 그곳엘 가 보지를 못했지만 똑같은 결심을 지난주 또 한번 했다.
몇년 전부터 나에게 봄은 통영국제음악제 소식으로 시작된다. 이 소식 안에는 으레 동백꽃과 윤이상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러면 군 생활을 하면서 전곡리(정확히는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남계리)에서 듣던 윤이상의 음악이 겹쳐지면서 춥고 쓸쓸했던 기억 속에서 귀곡성 같은 날카롭고 슬픈 클라리넷 소리가 울려나온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봄은 추방당한 음악가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처럼 처연한 울음 소리로 왔다.
1994년 10월 23일 고대 후문 장백서점에서 교성곡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와 교향시 <광주여 영원하라!>가 들어 있는 테잎을 샀다. 그리고 같은 해 지금도 가지고 있는 몇개의 음반(CD)를 더 샀다. 그 중 제일 좋아하는 음반은 1988년 일본에서 나온 <윤이상 클라리넷을 위한 선집 (ISANG YUN SELECTED WORKS FOR CLARINET)>이다.
나에게 봄은 어떤 냄새로 분위기로 온다. 거기에 몇가지 소식이 더해지면 마음을 급속히 방망이질 친다. 후각과 청각이 만든 이미지, 신문의 기사, 머리에 떠오른 지난간 시간들이 뒤엉키면서 올해도 봄이 왔다. 나는 봄을 타는 것일까?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생각이 든다. 유독 봄이면 몸과 마음이 가려워져 이곳 저곳에 비벼댄다.
자전거를 타고 차고도 따스한 봄의 아침 공기를 맞으면서 울긋불긋 피어 넘쳐나는 꽃들 사이를 지나다보면 마음 속 여기 저기에서도 웅성거리면서 피가 끓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직은 눈 보다는 피부 속으로 봄이 찾아와 있다. 4월 중순이 지나야 봄은 아파트 단지 양지녘에서 후미진 뒤녘까지 울컥대며 색색깔을 쏟아낸다. 아침를 맞으며 그 사이를 지날 때도 좋지만 어둑해지는 저녁 잔잔한 바람 속에 꽃내와 갓 돈아난 푸르른 잎새 내음을 맡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더욱 좋다.
이런 일들이 있기전 신문이나 텔레비젼에서 남녘부터 시작되는 꽃소식을 듣는다. 언제나 이때부터 문제다. 동백꽃 무더기 속으로, 하나둘 떨어져 내리는 붉은 꽃잎 속으로 들어가 헤메고 싶어지고 언제나 '올해는 꼭 가야지' 결심을 한다. 그 많은 결심 속에 아직까지 한번도 그곳엘 가 보지를 못했지만 똑같은 결심을 지난주 또 한번 했다.
몇년 전부터 나에게 봄은 통영국제음악제 소식으로 시작된다. 이 소식 안에는 으레 동백꽃과 윤이상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러면 군 생활을 하면서 전곡리(정확히는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남계리)에서 듣던 윤이상의 음악이 겹쳐지면서 춥고 쓸쓸했던 기억 속에서 귀곡성 같은 날카롭고 슬픈 클라리넷 소리가 울려나온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봄은 추방당한 음악가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처럼 처연한 울음 소리로 왔다.
1994년 10월 23일 고대 후문 장백서점에서 교성곡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와 교향시 <광주여 영원하라!>가 들어 있는 테잎을 샀다. 그리고 같은 해 지금도 가지고 있는 몇개의 음반(CD)를 더 샀다. 그 중 제일 좋아하는 음반은 1988년 일본에서 나온 <윤이상 클라리넷을 위한 선집 (ISANG YUN SELECTED WORKS FOR CLARINET)>이다.
군에 있는 동안 이 안에 있는 곡들(Concerto for Clarinet and Orchestra, "Riul" for Clarinet and Piano, "Piri")을 많이 들었다. 일과가 끝나고 막사 위쪽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두평 남짓한 숙소로 돌아오면 얊은 담요를 덮고 쓸쓸한 음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봄이면 외로움을 타는 증상이 좀 더 심해졌다. 요즘은 이 곡들을 거의 듣지를 못한다. 어떻게 들으면 호곡성 같기도 한 이 음악 소리를 아내와 아이가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중앙일보에서 <통영국제음악회> 관련된 기사를 보았다. 머나먼 타국 땅에서 눈을 감은 그의 고향에도 봄이 왔다. 남쪽 바다가에는 붉은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이다. 또 오늘 같이 비가 내리면 황토 내음이 세상 가득 할거다.
이억만리 윤이상에게 봄은 자신의 피 속 어딘가로 흐르던 고향 향톳 내와 동백꽃 빛깔이었을 것이다. 고향 잃은 내 기억 속의 봄도 언제나 지독하다.
동백꽃겨울을 딛고 일어서는
숨막히는 봄의 문턱
따스한 바람이 불어
땅끝까지 피가 돌아
붉게 핀 동백꽃
하나 둘 지어 세월은 가고
우리네 인생도 동백꽃 같아
붉게만 피었다
어느 아침 바람에
아무런 미련도 없이
뚝 뚝 떨어져 내려라
1994. 1 - 1995. 9. 29
동백꽃 2
- 윤이상언제나 생각이 났지
동백꽃 빨갛게 핀
해남의 백련사 앞마당
으시시 뻗어 내리는 돌길을
그 붉고 푸르던 동백림을
떨어져 내리던 꽃잎을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사건처럼 보였지
가슴 깊이 새겨져 잊지못할
동백림 사건이었지다산 초당 뒤곁 바다소리 보며
아스라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섬들
수평선을 보며
경상도 통영 어디
그 사람 가슴에 묻어놓은 - 가슴 깊이 묻혀있는
고향 냄새를 맡았지 하지만
그 사람 가고 없고
찡하게 울리는 음악소리만
깊게 울려내려 울음소리 들려오지만
조국의 끝자락까지
할퀴고 가는 아픔, 견디지못해
사건이었지 동백림에서 일어난
조국의 아픔에 달아 가슴 앓던
사람들 1백여명
연애 한번하자고 뜨겁게 뜨겁게
한겨울에 피어난 꽃이였지꽃은 피었다
뚝뚝 떨어지고
눈물처럼 내려앉고
당신이 죽은 것은 사건이었지
내 가슴도 울컥이며 솟아나온 눈물이였지
떠났던 고향 흙 냄새보다도
외면한 우리가 부끄러워 흘린
하얀 눈에 토한 피 한모금이었지
어릴적 주린 배에 따넣던
뽕나무 검붉은 오돌개처럼
당신 음악을 듣다 아무말도 못하고
외면한 양심이 독에 취해
토하고 토하고
점점히 뿌려놓은
이어지지 못하고 사방으로 뿌려놓은
비명횡사(非命橫史)였지언제나 음악을 들으면 생각이 났지
꽃이 피었다
뚝뚝 떨어져 내릴 때면
동서로 갈라진 이국땅에서
남남북녀 만나야겠다고 벌였던
동백림 哀史1996. 9. 9
지독한 봄
가슴 가득
진득한 눈물만 고여
썩은 고름처럼 흘러내리다
바람에 말라버리고
도랑처럼 패인
그 자국 위로
희망의 새싹이 돋아났으면가만히 있어도
가슴 가득 물이 솟고
그 속에서 온 종일 자맥질하다
지친 몸과 마음을
햇빛에 말리고
검게 빛나는 탄 몸 위로
푸릇한 새싹이 돋아났으면외롭고 쓸쓸할 때
온 종일 들판을 헤메며
바람이 내 머리를
텅 비게 씻어내도
당신만은 지울 수 없는
그리움으로 살아
꺼칠하게 빛 바랜 내 살갗 위
돋아나오는 새싹으로 남아
썩은 세상 속
푸르르게 빛나는 생명이었으면말하고 싶다
세상에 이런 희망이 모두 절망으로 남아도
끝내 주저앉지 못하는 건
몹쓸 내 젊음 때문
봄은 희망이 없어도 지독하다1995. 5. 25
▲ 염창동 집에서 목동 회사까지 가면서 만난 형형색색의 꽃들(2006년 4월 21일)
http://dckorea.co.kr/tc/trackback/123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