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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Reed Hastings, Netflix CEO가 안하겠다는 3가지 - 첫 번째, All Rights 없인 투자도 없다!

지난 십 여년 간 넷플릭스 관련해 썼던 글들을 찾아보고 있다. 그 중 Reed Hastings, Netflix CEO가 '안하겠다'고 한 것 세가지를 정리해 올린다. 

넷플릭스의 많은 정책들이 시장과 넷플릭스간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결정화(crystallization)된 것 같다. 상호과정에서 넷플릭스는 '쓴 맛'을 보고(experience), 자기역량을 체크했을 것이다. 그 안에서 강점을 찾아 활동(activity)을 조율하고, 자원/힘들을 재배치했을 것이다. 우린 어떤 주어진 것, substance(實體) 또는 개체(個體)가 되기 전의, 과정 상에 있는 넷플릭스를 봐야한다.

이런 과정을 ❮천 개의 고원❯의 세 번째 고원 ⟨기원전 1만년 − 도덕의 지질학⟩을 읽으며,  individuation(개체화), crystallization(결정화), transduction(변환), modulation(변조), information(정보화) 등 들뢰즈-가타리적 개념들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다. 시몽동의 말처럼 '개체(≒넷플릭스) 밖에서 형상들((≒streaming service, OTT)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또는 준안정적(metastable) 물질이 개체를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운동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역동적인 운동 속으로 육박(肉薄)해야 − 말 그대로 '몸으로 돌진해' 겪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린 넷플릭스 만들려는 것이 아니고, 그것 자체가 이미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그 장 안에 있는 힘들의 관계를 피부로 느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심사인 미디어, 또는 작게 OTT 서비스의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것, 개체들(streaming service)이 모두 서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들뢰즈적 분자들, 실체들, 형식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훨씬 더 미세한 분자적 재료들, 실질적 요소들, 형식적 관계들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이 추상적 것들을 놓고 생각을 해야 다른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육박한다는 것은 공부(工夫)하는 것이다. 경쟁이 일종의 게임이고, 싸움이라면 육박전(肉薄戰)의 기술이 공부가 된다. 공부는 도울 김용옥선생님이 말하는 쿵푸(중국어: 功夫, 병음: gōngfu)이다. 이 민감한 세계는 책만 읽어서는 알기 어렵다.

오리지널 콘텐츠,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넷플릭스가 자제 제작을 결심한 것은 2011년이다. 자체 제작은  COO 테드 사란도스의 아이디어 였고,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것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여긴 탓이다. 첫 번째 자체 제작은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로 2013년 2월 1일에 공개되었고, 흥행에 성공하였다. (참고: ⟨자체 제작, 고려 아닌 필수⟩)

하지만 자체 제작을 결정하고 준비했을 2011, 2012년에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무엇을 했을까! 상상해보면 추천서비스(recommendation service)를 추천 마케팅(일종의 push marketing)으로 전환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우리가 POOQ을 하면서, 방송사 사이트(sbs.co.kr)을 운영하면서 알던 수작업 운영자 추천을 '감(感) + data + technology'을 버무려 내는 작업말이다. 이젠 넷플릭스가 자사가 투자한 콘텐츠에 대해 push marketing을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인 것 같다. 시나리오, 출연자, 연출자에 대한 선구안은 전통미디어도 똑같이 필요한 세부요소이다. 이런 요소의 선택하는데는 실제 인간의 감(感)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넷플릭스도 인정한다.

Q: 의사 결정 시 알고리즘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느냐?
A: 70%는 데이터, 30%는 인간의 판단이다. 하지만 가능하면 그 30%가 우선하도록 한다.  
(출처: ❮알고리즘이 욕망하는 것들❯, page.161 내용을 편집 강조)

다수 미디어가 결합된 'K-Broadcaster's Profit Formula'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와 추천이 회자되던 2013년 말부터 나는 줄곧 푹(콘텐츠연합플랫폼)에 있으면서 '넷플릭스가 발견했다고 가정한 하나의 공식'에 집착했다. 그리고 IPTV의 방송사 TV포털, 푹/사이트 등에서의 편성과 매출의 관계, 제작비 충당(recoup), 유료(subscription model)와 광고(ad-supported model) 비중 조정이나 홀드백(hold back) 기간 조정 등을 통한 '우리만의 공식', 결국은 하나의 한국적 OTT사업에서의 홈파기에 '매몰(埋沒, amazon식 표현으로 한다면 obsession, 집착이 된다)' 되어있었다.

그 흔적이 2014년, 그리고 2018년 7월, 올해에 쓴 글들에 들어있다. N스크린과 유료/광고라는 두개의 모델들, 여기에 실시간 TV가 포함된 새로운 'K-Broadcaster's Profit Formula'를 만들어야 한다. 
❮Rethinking SBS Digital Contents Platform 전략❯, 2014.3
❮Newmedia Distribution of The Asian Game - used POOQ, SMR❯, 2018.7


엉성한 계획의 진화

처음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은 'House of Cards'처럼 엉성하고 불안전했다. 어찌보면 그들의 성공엔 어느정도 운이 따랐고, 콘텐츠를 만든 HBO의 역량에 많이 기댔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깍아내리는 걸까! 이런 생각은 넷플릭스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너무 과대평가되는 과거의 특정 시점을, 그 시점에 대한 구부러진 막대를 반대로 돌려놓으려 것이다. 또 '하우스 오브 카드'의 사전적 의미처럼 '불안정한 계획'을 어떻게 안정화(구조화)했을까에 대한 '역동적 운동'을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들뢰즈식으로 말하면 준안정적인 상태에서 어떻게 홈 패인 공간을 만들까/만들었을까에 대한 질문을 위해서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는 사전적 의미로 놀이용 카드를 삼각형 모양으로 세워서 탑처럼 쌓아올리는 구조물을 뜻한다. 이렇게 카드로 얼기설기 만든 집이기 때문에 구조가 엉성하고 불안정하며 무너지기 쉽다. 이 모습을 빗대어 일반적으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상황이나 불안정한 계획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하우스_오브_카드_(미국의_드라마))

"넷플릭스 히트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주문 제작하여 2013년에 방영했을 때 상당 부분 알고리즘 계산을 근거로 하였다. 케빈 스페이시를 주인공으로 하고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하여 BBC 정치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면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 있는 통계적 증거"보다 "보이는 것이 추천이다"는 넷플릭스의 모토와 이미 수백만에게 직접적으로 추천(push marketing)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더 컸을 것이다. (출처: ❮알고리즘이 욕망하는 것들❯, page.160-161)

'하우스 오브 카드'의 자체 제작이 엉성하고 불완전한, 어느 정도 운에 맡겼던 프로젝트였다. 적어도 내가 리드 헤이스팅스의 말을 듣고, 일련의 상황을 해석하기에는 그렇다. 그리고 이 과정 안에 Original Content라고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단어의 개념이 들어있다. 그 개념을 넷플릭스의 활동/행위 속에서 표현되고, 넷플릭스와 일체화된 것이다.

2014년 5월 넷플릿스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 룩셈베르크 등 유럽 진출 국가 확대를 발표한다. 2012년 1월 아일랜드와 영국, 같은 해 10월에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에, 2013년 9월에 네덜란드에 진출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2014년 9월 독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참고: ⟨넷플릭스, 유럽 진출 강화로 현지업체 대응 본격화⟩, 한국전파진흥원, 2014.8, 방송영상 콘텐츠 유통 플랫폼 해외 사례 연구 : OTT를 중심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 2015.10)

이런 상황에서 리드 헤이스팅스는 2015년 5월 유럽의 컨퍼런스에 참석해 질문을 받고 아래와 같이 답변한다. 

Q.  … You are doing great content like  〈House of cards〉 but then sky shows that none at Netflix in Germany.

A. Yes. In 〈House of cards〉 that’s an unusual one. It was our first series, and we could only afford it U.S. We couldn’t buy the global rights. So it’s an anomaly that’s unfortunate  but sky does a great job with it. I mean people get to see it. But the other originals that we’re doing are all with Netflix around the world. So 〈House of cards〉 is a special case okay!

MEDIA CONVENTION Berlin 2015 – Talk with Netflix CEO Reed Hastings,
영상의 31분 정도에서 인용된 Q&A 내용을 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로 성공하고, 넷플릭스는 당연히 유럽에서도 그 드라마를 서비스할 줄 알았던 것 같다. 하지만 미국 이외 지역의 권리를 갖고 있던 HBO가 다른 지역에서의 사용권을 넷플릭스에 안준 듯 하다. 이때부터 넷플릭스는 자기가 제작자로 이름을 올리는 '오리지널 콘텐츠 = all rights'라는 결심을 했다.

그러면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다'라는 리스크 회피에서 더 큰 리스크를 지겠다는 태도로 바뀌었다. 첫 번째 자체 제작에서 실패했다면, 그리고 그 첫 작품에서 first window/market인 미국에서 성공과 이에 대한 '(자기 역량에 대한) 어떤 확신'의 근거가 없었다면 현재처럼 수백억 달러 투자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 확신 아래 push marketing과 그것의 효과에 대한 매출 공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자로서 HBO를 제치고 13편씩 두 개 시즌 동안 ⟨하우스 오브 카드⟩ 방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1억 달러를 지출하여 역사상 가장 비싼 TV드라마(또는 정의하기에 따라서 가장 비싼 인터넷 TV 드라마)라는 기록을 세운다.' (출처: ❮알고리즘이 욕망하는 것들❯, page 160-161)

그들은 새로운 환경으로 진입하는 값 비싼 입회비를 내고, 어떤 교훈을 뼈에 새긴 것일 수 있다. 그래도 그 첫 경험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


3 things Netflix doesn't do

나는 넷플릭스가 안하겠다고 한 세가지 중 첫 번째는 이 두 문장에서 찾았고, 이렇게 해석한다. 어찌보면 해석보다 '의미를 부여한다'가 나을 수도 있겠다.

In 〈House of cards〉 that’s an unusual one.
But the other originals that we’re doing are all with Netflix around the world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전세계 판권이 아니면 투자하지 않겠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완전 독점, 넷플릭스가 all rights를 가진 것이다.

이런 의미로 보기 때문에 나는 한국에서 웨이브, 티빙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말을 마켓팅적 수사라고 생각한다. 또 한국의 OTT 업체가 몇 백억 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TV 시리즈)를 갖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 것이다.

기사를 보니 이런 이야기를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웨이브의 부진으로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적 차이를 꼽고 있다. 넷플릭스의 인기 히트작들과 달리 웨이브의 드라마는 눈에 띄는 흥행을 기록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실제 웨이브의 자체 투자 드라마는 '녹두전', '꼰대인턴' 등 단 2편에 불과하다. 반면 넷플릭스는 '킹덤', '인간수업'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쏟아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피상적, 현상적 진단이라 생각된다. 이런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으로 들어설 때, 필패이다. 그리고 녹두전이 오리지널 콘텐츠인가? 묻고싶다. 우린 넷플릭스가 사용하는 개념조차 똑바로 사용 못하는 곳에, 귤이 탱자가 되는 환경에 서있다. (출처: 시장 성장의 딜레마와 전략적 위치 선정, 2020.6.19)

한국적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접근은 넷플릭스와 다른 방식이 필수적이다. '못한다'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한다'에 방점을 두자! 그래서 "더 미세한 분자적 재료들, 실질적 요소들, 형식적 관계들"에, streaming service의 미세한 수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조립해야 한다. 해체 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그런데 왜 넷플릭스는 '운' 좋게도 할 수 있었을까? 발생의 시작 지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가진 유산(legacy)이 없을 때의 잇점이 있다. 우리의 육체를 보면 간뇌 위에 구뇌가, 구뇌 위에 신피질이 있고 이런 구조는 합리적 창조자의 입장에서 볼 때, 비효율적이다. 전통미디어도 이런 비효율성을 감내하고 변해야하는 시점, 그 과정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00120 NBCUniversal OTT Service_Peacock 전략분석❯, 2020.1


한국에서 넷플릭스식 접근이 불가능한 이유

한국의 OTT사업자가 넷플릭스와 같은 방식이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이다. 위 그림 중앙에 있는 시장과 시간이란 변수 때문이다. 시장의 말 그대로 market size이고 시간은 Live와 VOD이다. 시장은 미디어 콘텐츠 제작의 고전인 first window 법칙을 따라야 한다. 즉, 최초 오픈되는 마켓에서 제작비의 대부분을 가져와야, 실제로는 제작비를 채우고 남아야 한다. 두 번째는 자국 시장 이외의 글로벌 시장의 규모, 접근 가능성(possibility)이 아닌 현실성(actuality)이다. 

위에 있는 ❮Rethinking SBS Digital Contents Platform 전략❯의 그림에서 "OTT 편성권 확보의 전략적 가치"를 "콘텐츠 Value Chain 구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에서 찾은 이유 뒤에는 이런 관점이 녹아있다. 이런 요소들을 가지고 조합을 해보면서 우린, 실시간과 VOD를 모두 합쳐 Local(국내) First Window에서 제작비를 조달하고 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 시장 내에서 제작비 조달하고도 남아야 한다는 것은 넷플릭스식 "오리지널 콘텐츠" 접근법이 강요하는 현실이다. 아니, 그 이전부터 전통 미디어들이 서 있던 '자본주의적 기업 가치'의 토대이다. 그 토대가 뉴미디어와 마주치면서 부식된(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토대를 다잡기 위해, 요소들의 재배치 없이, 전통적 접근에 입각한 오리지널 콘텐츠 되기는 흉내일 뿐이다. 마케팅 수사이거나!

어떤 식으로든 생존을 위해선 누군가 진화할/될 것이다. 이때 누구는 하나가 아닌 환경 속에 있는 다수이고, 진화는 공진화이기를 바란다.


OTT에 대한 '우리식' 접근: K-Approch


국내에서 OTT의 편성권이 확보된, 통합된 환경, Value Chain에서 어떻게 '독점 콘텐츠 = 오리지널 콘텐츠'를 활용할까! 이에 대한 고민이다. 그리고 이 오래된 고민을 직접 실천한 적이 있다. 아래 그림은 그때 작성한 글이다.
❮프리미어12 스페셜 보고서 about pooq❯, 20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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