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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화의 시방시와 다면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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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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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을 따라 안개에 묻힌 산머리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미술관을 찾았다. 저수지 얼음은 작은 비방울을 받아 자기 몸을 보태어 이고 지고 나르기에 바빴다. 노래하는 사람은 비를 맞으면서도 노래를 불렀고 웅얼거림이 우산 위 비소리와 한몸으로 뒹굴었다. 미술관 건너 산 허리, 지난 봄 붉게 피었던 꽃자리 나뭇가지 끝 모두 붉게 보였고 어둑해지는 산, 등진 가로등은 보름이었다. 마주본 비 방울 방울 속에 천개의 달이 뜨고졌다.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 한국화 소장품 특별전 : 멈추고 보다 - 2015.9.8 ~ 2016.3.6일까지 - 토요일에는 오전 10시 ~ 오후 9시까지 볼 수 있고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는 기획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멈추고 보다는 원래 무료) ----- 우리에게 개념적으로 더 익숙한 투사 원근법, 입체적 관찰(피카소적인)보다 전통 한국 산수화가 더 융합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해주고 자연/세계의 역동적인 변화상과 사람이 '세계 내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 같다. 풍경화가 단순한 물리적 재현을 넘어 세계가 인간 경험 속에서, 인간-세계와 관계 속에서 인간의 심리적, 또는 내적 구성력(상상력)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고 그 다양성들이 대립된다기보다 다질적 세계의 자기 표현이라는 것을 조선의 산수화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지금껏 본) 그 다양성보더 더 무한한 세계가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 몸이 이미 알고있는 변화와 융합(물아일체!)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면 그런 기대에 찬 눈으로 그림을 봐야 한다. 내가 변해야 그림도 변한다. 들뢰즈의 차이-생성과 동양적 세계관/기철학에는 공통된 것이 많은 듯하다. ----- 이종송_움직이는 산-경주남산 _흙벽화 기법에 천연안료_195×528cm_2003 1. 답사와 여행체험을 통해 그린 겸재적 전통의 실경산수 2. 벽화기법과 민화적 도상처리가 맞물린 독특...
삶과 죽음의 경계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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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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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2008.9.6) 오후 과천현대미술관 을 갔다.꼭대기 층부터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면서 상설전시된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1층 원형전시실 까지 내려왔다. 한동안 꺼져있었던 백남준의 <다다익선> 이 보수가 끝난듯 다시 켜져있다. 원형전시실에서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빌 비올라의 <해변 없는 바다, Ocean Without a Shore>를 보았다. 5.30 ~ 10.26까지 전시 중이다. 빌 비올라(Bill Viola)는 백남준의 오랜 동료이자 제자로 비디오 아트를 발전시켰다. 이 작품은 최고의 기술(technology)을 이용한 시각적 정밀함을 보여준다. 특수 제작된 3개의 스크린에 고화질 비디오와 사운드로 제작된 설치작품이다. 빌 비올라는 베니스의 산 갈로(San Gallo) 교회에서 영감을 받아 이곳에서 24명의 연기자와 20명의 기술팀과 함께 이 작품을 제작했다. 연기자들은 인종, 성별, 연령이 모두 다르다. 교회 내부에 있는 3개의 제단석을 비디오 스크린을 위한 지지대로 사용했는데 지금 전시 중인 것은 한국에서 비슷하게 제작된 것이다. 연기자들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서면서 색, 소리, 움직임, 표정 등을 갖게 되고 어떤 선을 넘어서면 이 세계로 들어온다. 산자들을 위해 죽은 자들이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 속에서 24명의 연기자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모습'을 하고 있다. 작품을 본 후 왜 <해변 없는 바다>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바다"는 작품을 지배하는 경계로서의 물, 이 물은 어둠 속을 거쳐 물을 뚫고 나오면 감정과 표정을 가진 '구체적'인 사람이 되고, 다시 이 물 뒤로 가면 어둠 속에서 無로, 형상(eidos)없는 물질(hyle, 질료)로 변하게 하는 경계가 된다. 이 경계는 소리도 빛도 없는 어둠 속의 저곳과 파도 소리, (고화질의)맨질거리는 색깔과 물결 소리가 있는 이곳을 나눈다. 연기자들이 침몰하는 스크린 저편과 ...
MIX08 - 구겐하임 컬렉션, 숨은그림 찾듯 그림보기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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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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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08에 참석하면서 Guggenheim Hermitage Museum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미국으로 가기전에 구글에서 "museum las vegas" 로 검색을 했고, 여기서 구겐하임 뮤지엄 을 발견했다. 그런데 '라스베가스에 구겐하임이라니'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사이트를 방문하고서 '정말 있나보네! 가봤으면'하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함께 가는 분들과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한쪽 옆에 있었다. 그런데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그림을 볼 기회를 가졌다. 운이 좋게도 구겐하임 미술관이 묵었던 The Venetian Hotel 안에 있었다. 구겐하임 미술관에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빌려다 호텔에서 상설 전시를 했다. 그리고 MIX 컨퍼런스는 호텔과 연결된 머지않은 곳에서 열렸다. 전시는 구겐하임 켈렉션에서 Portraiture(초상화), Landscape(풍경화), Still Life(정물화), Genre(풍속화)라는 네가지 주제로 10개 정도씩 방을 꾸몄다. 전시된 작품들은 이름만 들으면 모두 알 수 있는 사람들이다. 피카소, 세잔, 샤갈, 모딜리아니, 레거(Leger), 고호, 들로네(Delaunay), 모네 등. 현대회화, 특히 큐비즘(입체파)의 작품은 아주 분석적이다. 따라서 그림을 구경할 때도 조금 분석적으로 보면 재미가 있다. 아래 피카소의 작품명은 'Pitcher and Bowl of Fruit'이다. 그림에서 작품의 제목에 나오는 소재를 찾는 것은 조금 쉽다. 그런데 소녀와 에펠탑 등 찾아보라. 에펠탑까지는 이것을 말해주면 찾을 게다. 하지만 소녀는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정말 커다란 얼굴이 하나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어디에 있을까? 탁자보의 녹색과 짙은 녹색과 같은 차이는 사물의 보는 시점의 차이가 평면에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이런 그림을 보면서 우리의 인식에 대해...
❮한국 현대 판화 1958-2008❯을 보고 - 시대의 화두는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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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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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 현대 판화 1958 - 2008>에 다녀왔다. 미술관에 도착하여 차를 세워놓는데까지 한시간 정도 걸렸다. 하지만 오랜만에 하는 나들이라 그리 답답하지 않았다. 서울랜드 뒤쪽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길가의 산에는 소복하게 하얀 눈이 쌓여 겨울 정취를 자아낸다. 시내에서는 매서운 바람과 앙상한 가로수 가지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쌓인 눈과 차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한결 가뿐하다. 미술관에는 현대 판화전을 보기 위해 간 것은 아니다. 몇 달 전부터 아내가 컴퓨터 가젯 메모장에 "과천가고싶다"고 적어놔 가야지 가야지 하면 서 이런 저런 일들과 게으름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토요일부터 과천에 가자고 다짐하고, 일요일에 교회를 다녀온 아내가 자리잡고 앉기 전에 서둘러 나온 것이 두시가 막 넘어서이다. 미술관에는 세시반이 넘어서 들어섰다. <한국 현대 판화 1958 - 2008>은 한국 판화 도입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막한 전시회이다. 133명의 작가들의 400여점의 작품이 한국판화협회가 결성된 1950년대의 여명에서부터 형성과 전개, 확산, 다변화 등 10년 단위로 끊어 전체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작품들을 보면서 판화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낮은 지, 반대로 판화의 세계가 얼마나 깊은지를 알게 됐다. 판화는 프린트(print, 찍는다)의 일본 번역어이다. 그런데 '판화'라는 이 번역어는 어떤 것, 즉 판화 작가의 예술적 창작물을 '종이에 찍어낸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면서 다양한 현대 '판화'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 또 미술사에서 판화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관행- 판화를 다루지 않거나 주변부에서 슬쩍 건드리고 지나가는 태도 -은 이런 내 생각을 고칠 틈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한번에 이런 생각을 날려버렸다. 미술사에서 판화를 낮게 취급한 것은 복수성에 있다. 얼마든지 ...
LACMA - 달리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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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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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떠나기 전 LA에서 박물과을 한 곳 구경하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LA시 아트 박물관>에서 달리 전시회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첫날을 보내고 다음 날 모든 분들이 저녁 때 쇼핑을 하고 그곳에서 저녁식사를 한다고 했을 때 같은 방을 쓴 한성대 김효용교수(그리고 에듀윌 대표)와 함께 억지로 버스에서 내러 LACMA를 찾았다. 강의가 끝난 시간이 5시가 넘어 들여보내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사이트에서 8시까지 관람시간이라는 것을 확인해 두었기 때문에 들여보내주겠지 생각을 하면서. 항상 출장을 떠날 때면 그 도시에 있는 박물관(그림)을 구경하겠다는 생각을 갖지만 여간해선 찾아가기가 힘들다. 함께 간 분들의 기호에 맞춰서 행동해야하기도 하고, 또 낯선 곳에서 혼자 돌아다닌다는 것도 '겁 많은' 나로서는 선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침 김교수께서 LA에서 공부를 하셨고, 함께 방을 썼기 때문에 미리 달리 전시회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을 해서 기회를 만들었다. 달리를 보면서 느낀 점 1. 달리의 초현실주의는 애니메이션을 통하여 '완성(또는 현실화)'되었다. 달리의 그림 속에 있는 많은 장면들은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또 우리가 많이 보아왔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들로 찾을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초현실주의는 애니메이션에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2. 초현실주의는 우리에게 배치의 문제, 계열화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일반화된 현실적인 사물의 배치, 이미지/사고의 계열을 흩으려 새로운 배치와 계열을 만들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초현실주의의 전략이라면, 왜 이런 전략을 채택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현재의 일반화된 양식(회화양식)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양식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사물/의미가 항상 고정된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하나의 틀을 깨고 나갈 때 사람들은 그것이 '초'현실적인 것처럼 생각할지라도, 언제든지 그것이 현실로 전화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