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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캠핑 - 함허동천, 동막해수욕장, 분오리돈대

5월11일, 12일 강화도에 놀러갔다. 캠핑을 했는데 얘는 '1박2일'이라고 좋아 한다. 그런데 정말 '1박2일'로 보냈다. 함허동천 캠핑장에서 텐트를 쳤는데 보통 차를 타고 갈 수 있는데 이곳은 차는 아래 세워놓고 리어커에 짐을 실고 가야했다.

그런데 차에 실을 때 좀 많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리어커에 실어보니 한 리어커가 넘어 '정말 많구나!'하고 실감이 났다. 하루 저녁 자고 간단하게 먹기 위해 이렇게 많은 짐이 필요하다.



세시 조금 지나 집에서 출발했는데 다섯시가 넘어 캠핑장에 도착했다. 여섯시가 넘어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텐트를 치고, 저녁을 짓고, 모아 둔 솔방울로 삼겹살을 굽고 하니 여덟시가 넘어 섰다. 



몇년 전 제일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때보다는 준수하다. 그때 산음자연휴양림인가에 갔는데 밤 아홉시에 도착해 어둠 속에서 텐트를 치고 고기가 익었는지 안익었는지도 모르고 밥을 먹었다. 또 비도 오고 ...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노하우가 붙는다.

주변에 마른 나무가지를 모아 모닥불을 피고 감자와 고구마도 구웠다. 집에서 가져 온 술도 포도주도 한잔하고, 마지막으로 따뜻한 커피를 마시니 너무 좋다. 이번 캠핑엔 다른 가족도 함께 갔는데 그쪽은 열시가 좀 넘어 민박집으로 가고 우리 가족만 남아 텐트에서 잤다. 그런데 옆쪽에 텐트를 친 친구들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또 5월 산 속은 아직 추웠다.

몇번 캠핑을 갔다온 아내가 몸이 배긴다고 해서 바람을 넘어 푹신하게 만드는 깔개도 텐트에서는 처음 사용했는데 쓸만하다. 아이는 침낭에 들어가 자겠다고 깔개 아래로 나려갔다. 그러면서 애벌레에서 번데기가 되었다고 좋아한다. 아침이면 사람으로 변신한단다.

텐트를 칠 때 모기가 옆으로 날아다녀 아래 매점까지 내려가 모기향을 사왔는데 모닥불을 피고 연기가 나서인지 주변에 모기는 없었다. 그리고 조심해도 가족들 중 한사람은 물리는데 아무도 물리지 않았다. 아직도 날씨가 찬가보다.

5월 12일에는 정수사에 가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부처님 오신 날이라 사람과 차가 너무 많았다. 정수사에 가보려고 한 것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문살을 직접 보고 싶어서이다. 다음에 보기로 하고 동막해수욕장에서 놀았다.

동막해수욕장 바로 옆에 분오리돈대가 있다. 돈대는 "경사면을 절토(切土)하거나 성토(盛土)하여 얻어진 계단 모양의 평탄지를 옹벽(擁壁)으로 받친 부분"이다. 분오리돈대에는 대포4문에 설치되어있었다고 한다.


순호는 분오리돈대에서 네잎 클로버를 발견했다. 가져간 책에 꽂아놨다. 동막해수욕장은 썰물이 되면 갯벌로 변한다. 갯벌체험을 한다고 호미에 쇠스랑, 괭이를 들고 나섰는데 아무 것도 잡지 못했다. 낚시도 했는데 조그마한 새끼 망둥어 한마리를 잡았다. 지난 서울 SOS 어린이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바자회에서 산 접이식 자전거도 차에 실고 갔는데 꺼내어 바다가에서 탔다.


강화도는 이전에 세차례인가 왔었다. 한번은 석모도를 가기 위해, 또 두번인가는 주말에 차를 타고 왔었던 것 같다. 아내와 처음 강화도에 왔을 때 쓴 시다. <불안한 희망>에 묶여 있다.

강화도
- 바다에 대하여 18

悲鳴의 강화도
출렁이는 海風은 어이할까나
임진강 썩은 물줄기에
실려 간 감정의 파편이 쌓여
삶을 깊숙히 빨아들이는 갯벌,
슬픈 역사 속으로
前後를 잊고(아! 戰後를 잊고)
左右로만 오고 가는 
눌란 게들의 숲으로

碑銘의 초지진
낡은 대포는 어이할까나
눈물처럼 흘러 
바닷물이 빠지고
바위에 붙어 있던 굴은
거친 등을 햇볕에 내놓고
살진 감정과 열정이 쌓여
빛을 내는 貝塚 속으로
놀란 게들의 캄캄한 굴 속으로

悲鳴의 가슴 속
싹트는 사랑은 어이할까나
노을에 파도처럼 밀려
바닷물이 들어오고
새처럼 고깃배들 집으로 돌아오는데
만선의 기적 소리로
산 위에 걸친 붉은 구름 속으로
가슴은 모터처럼 시끄럽구나

비명의 강화도
출렁이는 海風은 어이할까나
비명의 초지진
낡은 대포는 어이할까나
비명의 가슴 속
싹트는 사랑은 어이할까나
강화도, 초지진, 가슴 속

언제 다시 가볼까나
진흙더미 비릿한 내음 속
싸이고 싸이는 그리운 흙더미

1996.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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