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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매스미디어 - 공동체를 위해 필요한 '공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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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튜브와 방송사가 다른 길을 가기를 원한다. 콘텐츠 내용에 있어서, 그리고 도달하려는 시청자(이용자)의 범위에 있어서 그렇다. 분산된 컴퓨터의 네트워크 환경에서 태어난 인터넷은 그 자체로 (파편화된) '조각보들'의 모임이다. 울긋불긋하고 자유롭다. 그 안에서 새로운 감성이 자란다. 

새로운 감성, 자유, 다양성, 민주적 의견 등등. 이것은 다른 어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사람이 완전하지 않기에 나타나는 편향들이다. 쪼개진, 그러면서 강하게 연결된 확신에 찬 'SNS의 Peer Group'들, 카톡의 단톡방을 보라.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도록 만드는 것, 인간적인 한계에 대한 이야기들, 드라마(원래 사건이란 뜻이다)가 필요하다. 그 인간적 한계에 대한 공감 위에서 다원성이, 다른 의견들이, 다른 감정/정동들의 집단들이 드러나기를 원한다. 그것이 안될 때, 이곳을 지옥이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자. 나는 무한을 믿지만, 그것이 유한한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믿는다. 안셀무스(11세기 후반 캔터베리 대주교, Anselmus, 1033-1109)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해하기 위하여 믿는다(Neque enim quaero intelligere ut credam, sed credo ut intelligam)." 그 자체로 유한한 '인간의 산물'이 무한성을 주장할 때, 우린 어떻게 될까!

2012년 2월 월간 web에 나온 ❮유튜브 - 매스미디어 '공감'론 vs 유튜브 콘텐츠의 무한 가치❯이다. (아랫쪽에 pdf 파일 있음) 인터넷으로 먹고 사는 내가 공감을 이야기하고, 방송을 하는 뮤지션인 남궁연씨가 '유튜브'를 이야기한다. TV도 웹도 함께 있기에 서로 외면하지 못하고 '공진화(co-evolution)'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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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 매스미디어 '공감'론


대중과 공감
방송사는 매스미디어다. '매스'의 핵심은 공감. 미디어는 공감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시대상을 반영한다. 중세 시대는 종교로 인해 공감의 매개가 사람이 아닌 신과의 관계로 이어졌고 근세로 넘어와 인쇄술을 발명하면서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오랜 전쟁을 겪으며 16~17세기 유럽 철학자들은 공감, 감정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매스미디어도 대중적인 공감에 의존한다. 지상파의 경우 한 번에 100만 명을 상대하는데, 100만 가구는 시청률 10% 정도 해당한다. 근대적 매체가 중세 시대의 종교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최근 공감에 대해 생각하다가 김수현 작가의 작가주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양성애자가 나오는데, 누군가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당시 SBS 로비에는 이 때문에 시위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인터넷 카페도 만들어질 정도 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매스미디어가 숨어 있는 감정, 정서를 조장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시대의 감수성을 키워내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최근 '천일의 약속'이라는 드라마에는 전형적인 두 명의 여인이 나온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를 사랑하는 아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어머니와 자신의 딸과 파혼하게 돼 열 받은 어머니. 이들은 각각 이성적인 사람과 감성적인 사람으로 그려지고, 작가는 이성적인 사람 편을 들라고 계몽하는 듯하다.

예전에는 그런 정서를 그냥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느끼는 것을 표현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만큼 매스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문제도 있다. 서로 다른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하나의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는 인종을 나눌 때, 똑 같은 사물을 보고 똑 같이 느껴야 같은 종이리고 피력했다. 이는 네덜란드가 스페인과 80년 동안 독립 전쟁을 한 데 연유한다. 우리나라는 같은 사물, 사건을 보고 다양하게 느끼는 것이 다양성이고 민주적이며 창의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양성의 저변에는 가장 기본적인 공감이 있어야 한다. 도덕적 잣대가 필요한데, 그 잣대를 만들어내는 것, '매스미디어'다.




유튜브와 방송국은 각기 다른 길을 갈 것
유튜브는 다양한 정보와 특정 사건, 오브젝트를 포괄한다. 파편화된 개인의 다양한 공감('정동')이 담겨 있다. 반면, 그것을 하나로 만들어내는 역할은 매스미디어가 한다.

(여기서 그것은 파편화된 상태로 존재하는 개인이 아닌, 사회/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개인/사람이다. 사람은 개인으로 존재할 수 없고, 사람이 되는 순간부터 사회적이다. 사회/공동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이런 질문이 깔려있다. '도덕적 잣대' 보다는 공감의 인간적 토대, 관용의 토대, 아래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

현재는 공감과 사회 문제 면에서 특정한 정서가 너무 많다. 이는 사람들이 각각으로 쪼개짐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기존에 존재한 감정을 끄집어내는 것 뿐 아니라 전달할 때 그것을 존중하는 마음까지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은 있어야 하니까.

(마음을 전하는 것은 도덕책이 아니라 스토리이다. 구체적인 상황 속에 구체적인 인물들이 겪는 사건들의 연속에서 우린 '사회화된 어떤 것', 생물학적인 기반 위에 있지만 '인간적인 어떤 감정/정동 - 공감'을 느낀다. 생물학적 기반은 인간이라는 종적 기반, 인간에 있어서는 모두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어떤 것, 진화과정에서 만들어졌고 지금도 바뀌고 있지만.)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유튜브는 유튜브니 나름의 길이 있고 매스미디어는 그 나름의 길이 있다. 최근 유튜브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 2005~2006년 UCC 열풍이 불면서 프리미엄 콘텐츠를 장악하고 방송사가 무너질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도 그 얘기가 똑같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다. 서로 다른 방향,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현구조에서 방송사가 프리미엄 콘텐츠를 내주진 않을 것이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보통 50~60억의 제작비를 소요하고, SBS 사이트에서 동영상 광고로 50억 정도 수익을 낸다. 제작을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본다면 방송사업은 '퍼스트 윈도'(TV)에서 무조건 제작비 이상 적어도 같은 수익이 나와야한다. 만일 SBS가 유튜브에 방송물을 만들어 올리면 그 정도 매출이 있어야 하느데 그에 못 미친다. 개인적으로 유튜브는 프리미엄 콘텐츠의 보완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오픈 플랫폼이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가 남아 있다.


(8년 정도 지난 지금은 얼마나 들까. 2배는 족히 되는 듯하다. 그 사이 방송사의 매출은 많이 떨어졌다. 이젠 이삭이라도 줍듯, 아니 그것이 다인듯 생각하면 유튜브에 기대하고 달려든다.)
어떤 제작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의 콘텐츠를 조각내서 임으로 사용하거나 원래 의도를 비트는 행위를 좋아하지 않는다. 유튜브는 아직 그런 마인드가 부족하다. 콘텐츠 제공자에 대한 존중. 보편타당한 감성과 공감. 콘텐츠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

(제작 자체를 이런 목적으로 하려는 회사가 있다. 이를 위해 수천억 원을 모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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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책상을 정리하다가 다른 메모더미 속에 끼어있는 것을 1.14일 찾았다.)

오늘(2020.1.16일) 이런 기사를 페북 친구가 공유해 놨다. <지상파도 콘텐츠 유튜브 몰아주기... 네이버・카카오의 생존법은?>. SMR을 만들고 네이버의 협상파트너로 나왔던 그분의 한마디. "지난 5년이 의미있는 변화를 낳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다시 5년이 흐른 후에 살펴보자. 변화의 의미는, 변화하는 순간 잡기 어려운 법이니. 우리가 발생해 작동중인 어떤 변화를 우리의 틀에 넣어 보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 그 변화가 우리 눈 앞에 있어도 우리가 어떻게 보겠는가! 우리가 (보고싶어 - 의지가 중요하다!) 떠낸 것만 보이니...

우리의 운명을 우리도 알지못한다. 또 그것을 알고 피하려할 때, 갑작스럽게 덮쳐 우린 꼼짝못하게 하는 것이 운명이다. 그것을 보며 주저하지않고 나아가기를, 니체의 짜라투스트라처럼! 운명을 사랑하며 ...


http://www.dckorea.co.kr/tc/309

우린 구름 속에 집을 짓기로 했다 - SBS.CO.KR Digital 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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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구름 속에 집을 짓기로 했다(2016년). 멋모르고 시작해 4년이 지났다. 지난해 동아 비지니스 리뷰(DBR)에서 클라우드 특집을 준비했고, 그때 인터뷰를 했다. 그 인터뷰 내용과 AWS Summit Seoul 2016 발표내용이다. 클라우드 이전은 처음 2년정도 생각을 했다가, AWS 발표에서는 3년 목표로 제시했다. 작년 4년이 지났고, 올해 DB 이전 등 아직 좀 더 할 일이 남았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몇 가지 방식 중에 우린 Plan A에 해당한다(아래 그림). 시간을 가지고 조직/문화, 일하는 방식을 함께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하던 일, SBS.CO.KR 에이전시에서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클라우드 이전을 하면서 두 가지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았다.

  • 티팟(Tpod) : OVP(Online Video Platform)를 OAP(Online Audio Platform)로, mp4 파일을 mp3 파일로 바꾼 것이다.
  • OVP : 방송사들에게 우리가 구축한 방송사 홈페이지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는 것이다.
기회(virtuality, 잠재성)는 기회일뿐, 그것 자체로 현실(actuality)이 되지않는다. 사람들의 노력과 행동이라는 양념이 필요하다. 



경험으로 체득한 Plan A, B, C를 고상한 업계 용어로 바꾸면 이런 식으로 된다. 최근에 OVP 사업을 해보겠다며 정리한 자료다. Plan A는 Replatforming, Refactoring을 하는 것이고, Plan B는 Rehosting 정도이다.

여기에 내부 조직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할지, 아니면 아웃소싱으로 할지 정도의 방법(누가할 것인가) 상의 차이가 있다.

이제 우린 구름 빵/집을 팔아야한다. 우리가 (콘텐츠회사가 아닌) 기술회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SBSi의 미래: 3가지 길을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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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80호(2019.9월)에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에 복제하면 끝? 넷플릭스는 준비하는데 7년 걸렸다>란 제목의 인터뷰 내용이다. 전체 기사는 DBR 사이트를 방문하면 볼 수 있다.


Q. 2016년 국내 방송사 최초로 클라우드 전환을 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SBS가 인터넷 사업을 시작한 게 1990년 말이다. 회사 인프라가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었다. 말 그대로 ‘레거시(legacy)’가 된 시스템에서 10∼20년 된 장비들을 가지고 동영상 서비스를 해왔다. 너무 오랫동안 이사를 안 하면 집 구석구석에 어떤 짐이 박혀 있는지도 잘 모르고 필요할 때 찾기도 힘들지 않나. IT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인프라가 오래되다 보니 적재적소에 활용하기 힘들뿐더러 1년에 한두 번 대형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마다 SBS 웹이나 앱에 떼로 밀려드는 시청자들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10시 황금 시간대에 시청률 20∼30%대 인기 드라마가 나오기라도 하면 11시 무렵 본방이 끝나자마자 VOD 다시 보기를 이용하겠다고 달려드는 접속자 때문에 페이지 장애가 생기기 일쑤였다. 특히 영상이 안 뜨거나 버퍼링이 심할 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뜰 때까지 클릭을 무한 반복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과부하되곤 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또 어떤가. 몇십만 인구가 동시 접속해 있다가 경기가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또 다른 10만여 명이 하이라이트 영상을 돌려보겠다고 사이트를 찾는다. 경기 때문에 결방하는 인기 예능이나 드라마라도 있으면 “스포츠 싫다” “예정대로 방영해 달라”는 항의하려 시청자 게시판에 로그인한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이처럼 특정 기간에 정점으로 치솟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했고, 1년에 서너 번은 사이트가 못 버티고 먹통이 됐다. SBS만의 문제도 아니었고, 이런 상황이 20년 가까이 반복됐기에 모두 사고를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나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트렌드가 되고 유료 이용자가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문제의식이 생겼다. 그래서 외부의 초고성능 시스템을 빌릴 수 있는 클라우드를 찾게 됐다.



Q. 클라우드 전환 이후 대규모 접속이나 대용량 비디오 처리가 수월해졌나. 
원래는 장비를 사서 자체 데이터센터에 넣어놓고 썼다면 이제는 클라우드에 있는 시스템을 ‘월세’ 내고 쓴다. 구독 모델로 바뀐 것이다. 그 결과 말 그대로 서버가 사라지는, ‘서버리스(Serverless)’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AWS가 그때그때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만큼 자동으로 서버를 늘려주기 때문이다. 2016년 이후 한 번도 새로 서버를 산 적이 없다. 이런 신축적인 환경의 이점은 리우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 아시안게임, 러시아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가 열릴 때 빛을 발했다. 가령, 과거에는 서버가 50Gbps 정도의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데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그 3배 용량인 150Gps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미리 몇십 대의 서버를 임대하거나 추가로 돈을 내고 구매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진짜 시청자가 그 정도로 몰릴 것이냐, 트래픽이 과연 3배까지 늘어날 것이냐를 입증해야만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흥행 여부는 누구도 장담하기가 어렵지 않나. 불안하니까 머뭇대고 결정을 미루다가 실제 그 정도 예상 트래픽이 발생하면 시스템이 결국 죽었다. 이게 일상이었다. 지금도 클라우드 전환을 안 한 회사들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최소한 아마존의 인프라 한계까지는 무한히 서버를 늘릴 수 있다. 클라우드 전환으로 서비스 품질이 개선되고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지만 사실 직원 만족이 더 크다. 원래는 서버가 다운돼서 페이지가 안 뜨면 직원들이 밤늦게 회사로 뛰어나가서 문제를 파악하고 고쳐야 했다. POOQ 서비스를 운영할 때는 혹시나 문제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2년간 매주 주말에 출근한 적도 있다. 안정적 서비스와 편리한 UI/UX를 기대하는 고객과 경영진에게 장비 탓, 환경 탓을 할 수는 없지 않나. 사용자가 외면하면 결국 시스템이 아닌 우리 책임이다. 클라우드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였다. 


Q. 기존 시스템이 불안정하고 노후화한 것을 모두가 당연시해 왔는데, 변화를 결심한 계기는.
방송 서비스를 개선하려면 지난 20년간 썼던 장비들부터 우선 버려야 했는데 이를 위해 새 장비를 구매하는 것도 전부 돈이었다. ‘디지털은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만연한데 누가 이익도 못 내는 적자 사업에 선뜻 비용을 지급하겠나. 새로운 서버 2∼3개만 사려 해도 1000만∼2000만 원은 들고,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600개가 넘는 장비를 교체하는 작업은 10억 원이 넘게 드는 대공사였다. 결재받기부터 쉽지 않았다. 2014년 외부 컨설팅을 의뢰했던 IBM도 장비 노후화를 SBS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지만 새 장비를 살 수가 없으니 꾸역꾸역 성능도 낮고 전기도 많이 먹는 기존 시스템을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잠시 SBS를 떠나 2012∼2016년 지상파와 종편 등의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POOQ과 SMR에서 일했다. SMR에선 네이버TV 등에 지상파부터 종편, tvN 등 케이블 채널에 이르는 하이라이트 클립 영상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송출하는 게 주된 업무였다. 그런데 여기는 신생 회사다 보니 레거시 시스템이 없었고, 새로운 시스템을 힘들여 구축하는 대신 처음부터 클라우드를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히 AWS, KT 클라우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이 바탕이 돼 2016년 SBS에 돌아온 뒤 ‘새 장비가 필요 없는 클라우드로 가자’며 클라우드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서비스 개선은 해야겠고, 이게 장비 교체보다는 그나마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이라 판단하고 시작했다. 그리고는 개발자들이 마음껏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1년간 1억 원 한도의 신용카드를 만들어줬다. 

Q. 새 서버가 필요 없는 ‘서버리스(serverless)’ 환경이 가지는 이점은.
한 예로, 이전에는 옛날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 종영된 작품 홈페이지를 다 열어놓기가 어려웠다. 사이트 개편 한 번 할 때마다 예전 프로그램 다시보기 영상 등은 최신 1년 치만 남기고 다 닫아버렸다. 과거 프로그램 데이터에 새로운 데이터가 더해져 트래픽 용량이 늘어나면 서버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니 항상 비용 문제가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클라우드 전환을 하면서 이미 종영된 작품 홈페이지들을 다 복원할 수 있었다. 이렇게 과거 영상 아카이브를 무료로 풀었더니 시청자 트래픽도 늘고 자연히 광고 매출도 증가했다. 이른바 ‘롱테일 현상(long tail theory)’ 이 나타난 셈이다. 2016년 클라우드 전환 이후 시스템 비용은 그대로인데 사이트 매출은 2배 증가했다. 








 또 2016년부터 새로운 서버를 구입하지 않다 보니까 현금흐름이 매우 좋아졌다. 신규 장비 구매비가 2015년 11억6000만 원이었는데 2018년에는 1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원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용료로 매년 약 5억 원가량을 썼는데 클라우드 이전이 완전히 끝나면 이 사용료는 100% 없어지게 된다. 클라우드는 유지보수 비용도 필요 없다. 신규 장비 구매와 데이터센터 운영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투자 위험 없이 대규모 서비스 구성과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IT 인프라 감가상각 비용도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다. 차근차근 클라우드 이용 범위를 넓힌 결과 지난해 SBS의 TV 프로그램과 스포츠 빅 이벤트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모두 옮겼고, 올해 초 라디오 프로그램까지 끝마쳤다. 연말이면 골프나 증권 등 케이블 채널의 클라우드 이전도 완료할 것 같다.


Q. 갑작스러운 업무 방식 변화에 따른 진통은 없었나.
어려우니까 4년째 아직 진행 중인 것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클라우드 이전에 꼬박 7년이 걸렸다.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게 단순히 AWS가 제공하는 서버나 스토리지 등 물리적인 인프라만 활용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사실상 모든 기술을 재구축하고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고된 작업이다. 기존 시스템에 적응해 있던 사람들의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원래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그대로 옮기는 것은 기존 데이터센터가 지닌 한계점과 문제까지도 고스란히 답습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좋은 인프라가 있어도 그 이점인 ‘확장성’과 ‘유연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조직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 

그래서 AWS는 우리에게 서비스를 빠른 속도로 혁신하기 위해 개발과 기획, 운영을 통합하는 ‘데브옵스(DevOps)’ 조직을 제안했고, 한꺼번에 다 바꿀 순 없으니 진취적인 ‘관종(관심종자)’ 몇 명과 함께 우리 상황에 맞는 새로운 조직을 실험해 보기로 했다. SBS콘텐츠허브만 해도 직원이 120∼130명은 됐기 때문에 그동안의 업무 방식을 다 뜯어고치자고 하면 실패 확률도 높고 내부 반발도 심할 것 같았다. 직원들도 낯설고 손에 잘 안 익는 업무를 굳이 시도하려 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조직 전체를 송두리째 흔들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먼저 하고 싶어 하는 개발자들을 선별했다. 자원자가 3명이면 일단 3명의 데브옵스 조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이 적응하면 새로운 데브옵스 조직을 만들어 새끼를 치는 방식으로 참여 인원을 늘려나갔다. 일종의 ‘다단계’ 내부 학습 틀을 만든 셈이다. 


Q. 조직문화는 어떻게 달라졌나.
이전까지는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발견하는 기획자 따로, 실제 그 불편을 해소하는 개발자 따로,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운영자가 따로 있었다. 부서가 다르면 소통을 문서로 하니까 프로세스가 느려졌고, 성과평가지표(KPI)가 달라 업무 우선순위도 제각각이었다. 연말 인사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졌다. 그러다 보니 고객 요구나 콘텐츠 환경 변화에 맞춰 부서를 초월해 협업하고, 서비스를 빨리빨리 업그레이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포털이 정해준 고객 여정에 따라 콘텐츠가 소비되는 한국 상황에서 포털로 가는 트래픽을 일부라도 흡수하고, 우리 스스로 고객 여정을 만들어내려면 사이트가 편리해져야만 했다. 네이버 메인화면에 방송사와 메이저 신문사 콘텐츠가 다 있는데 왜 굳이 불편한 각각의 방송사, 신문사 사이트를 찾겠나. 불편을 파악하는 사람과 해결하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 안 되고 장애가 일어나면 책임 소재를 떠넘기기 바쁜 기존 칸막이 구조로는 서비스 개선이 요원했다.

직원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자리 배치부터 바꿨다. 기획팀, 개발팀, 운영팀끼리 나뉘어 있으면 같이 뭉치질 못하고 동상이몽이니까 직군별 구분 없이 데브옵스팀을 만들어 모두 한 공간에 모아두기로 한 것이다. 프로젝트마다 개발자, 운영자, 기획자를 각 1∼2명씩 붙이고 3개월마다 헤쳐 모이는 식으로 운영했다. 이렇게 3개월마다 자리 이동을 하다 보니 직원들도 짐 싸는 게 일이었다. 그래도 다 적응하더라. 프로젝트 단위로 사고하고 짐 싸는 데 익숙해진 게 가장 큰 변화다. 


Q. 클라우드 전환 이후 서비스 개선 속도가 빨라졌나.
그렇다. 단순해 보이는 홈페이지 개편 작업만 해도 사실 여러 선수의 협업을 요구한다. 방송이 끝나면 VOD 파일을 올리거나 짤막한 하이라이트 클립과 섬네일 이미지 등을 만들어 입력하는 운영자가 있어야 하고, 홈페이지의 전체 구조인 템플릿을 짜는 기획자, DB에서 데이터를 추출해서 뿌려주는 개발자, 페이지를 사용자 눈에 보이게 구현하는 코더까지 누구 하나 빠져서는 안 된다. 그런데 예전에는 기획자가 사이트를 편성한 뒤 개발자에게 맡기는 식으로 절차가 나뉘어 있었다면 이제는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무엇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micro service architecture)’를 구현한 게 속도를 높인 비결인 것 같다. 마이크로 서비스란 매번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만드는 게 아니라 영역별, 기능별로 최대한 쪼개놓고 개발하는 방식을 말한다. 모든 서비스를 레고블록처럼 조각조각 낸 뒤 비행기가 필요하면 비행기를 조립하고, 자동차가 필요하면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쪼개놓으면 개발을 담당하는 조직 크기도 작아지고, 의사결정이나 서비스 업데이트도 수월해진다. 이런 마이크로서비스의 성패는 결국 개발자들이 얼마나 많은 레고블록, 즉 API들을 만들어놓느냐에 달렸다. 그런데 우리는 10대, 20대, 30대 등 연령대별 콘텐츠 추천 API, 남녀 성별에 따른 콘텐츠 추천 API, 드라마·예능 등 프로그램 유형별 콘텐츠 추천 API, 이런 식으로 블록을 아주 많이 만들어 놓았다. 코더들은 이 블록을 조립만 하면 되니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이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Q. 지난 4년간 클라우드 이전 과정에서 느낀 점은?
SBS는 클라우드 전환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수 있었다. 통신비는 20∼30% 절감됐고, 시스템 인프라 비용도 40∼60% 줄었으며, 신규 서비스나 디지털 기술에 투자하던 비용도 20% 정도 아꼈다. 개발 결과물을 공동 사용하면서 SBS, SBS미디어넷, 골프닷컴, 스포츠 빅 이벤트 사이트 등이 함께 성장하는 등 규모의 경제도 누렸다. 

그러나 이 과정이 절대 녹록지 않았고, 도중에 떠나간 인력들도 있었다. 사실 클라우드 전환 자체는 돈만 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마치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고, 더 큰 땅을 갖게 되는 것과 같다. 남이 이사를 대행해주면 옮겨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집의 구조와 땅 주위의 환경을 익히지 않으면 막상 이사해도 자기 집에서 헤매고, 제대로 농사짓는 경작법도 모른 채 그 가치를 누리지 못한다. 가령, AWS에도 펀딩 프로그램이 있어서 얼마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데이터센터에 있던 데이터들을 그대로 클라우드에 옮겨주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송사도 있다. 그러나 지난 몇십 년간의 업무 방식을 바꾸고, 구석에 처박혀 있던 장비와 데이터를 정리하고 버릴 건 버려가면서 해야 한다. 무조건 클라우드에 복제만 해놓는다고 갑자기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게 되고, 서비스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이 절약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나도 경험을 통해 배웠다.


클라우드 이전 및 성과 관련 기사






http://www.dckorea.co.kr/tc/308

Beyond Platform, Contents is the platform! - Tp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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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OD Launch Press Conference를 했다(2019년 9.26일). 티팟은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실시간 방송과 팟캐스트형 스트리밍을 제공한다. 준비과정을 거쳐 출시까지 1년 정도 걸렸다. 행사를 앞두고 페북에 포스팅한 내용이다.
Tpod Lunch Press Conference ~
지난해 말 시작해 올 5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티팟이 정식 런칭합니다!
15개 방송사, 30여개 라이브채널, 100여개 프로그램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방송사와 채널이 개설될 겁니다.
티팟서비스는 네이버 클로버, SKT 누구, 삼성전자 빅스비와 티팟앱, 참여 방송사 홈페이지/앱 등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몇 개 방송사(채널)가 더 참여했고 SKT 누구(AI스피커)와 삼성전자 빅스비 캡슐로도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사용자도 느리지만 조금씩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티팟의 수익모델은 음성광고이다. 그 음성광고를 하는 플랫폼 이름은 "나는 미쳤다 - IM'AD". 회사이름인 SBS I&M에서 'IM"이 왔다. 티팟도 사이트명은 imtpod.com이다.

아래 글은 
컨퍼러스에서 내가 한 말이란다. 전달하려고 했던 내용을 잘정리했다고 생각되는 기사 일부를 따왔다. 

이들을 뭉치게 한 이유는 역시 ‘비용’이다. 티팟 사업을 총괄하는 SBS I&M 박종진 실장은 “라디오 서비스 ‘고릴라’를 10년 넘게 해오다 보니 오디오 플랫폼이 늘어나는 게 꼭 매출 증대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더라”라며 “오디오 시장이 커진다는 뉴스가 있지만, 실상은 플랫폼 증가가 구독자와 매출 증가라는 선순환이 아니라 오히려 비용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라고 설명했다.
오디오 플랫폼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거의 완전 경쟁 시장으로 바뀌었고, 방송사도 이에 대응하려다 보니 비용이 증가만큼 수익이 늘지 않아 오히려 총수익은 하락하는 상태에 직면한 것이다.
박 실장은 “플랫폼을 만들어 같이 하자는 건 효율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며 “플랫폼 범위 확대에 버금가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보자는 데까지 (파트너들과)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십시일반 해 비용을 크게 줄이는 것, 그게 단기적인 티팟의 목표라는 이야기다.
박 실장은 “티팟은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한 베타 서비스의 실험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은 커넥티드 카에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앱의 형태가 있어야 연동이 되기도 하고, 여러 새로운 서비스를 해보기 위해서는 누군가 한번은 (실험을) 해봐야 하는데, 이는 결국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사가 해야 할 일이므로 그 역할을 하러 티팟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티팟은 방송사가 가진 모든 프로그램을 오디오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종국에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반 크리에이터도 합류하게 한다는 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실장은 이를 “플랫폼 사이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저희 목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사 전문은 <방송사의 오디오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를 보면 된다.

우린 오랜 동안 '콘텐츠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또 방송 동영상 콘텐츠에서 POOQ이나 SMR 같은 경험이 있다. 오디오 서비스에서 변주가 티팟이다. 그래서 새로울 것이 없다. 뭔가 차이가 있지만 우린 어떤 반복을 하고 있다.


또 언제든지 오디오가 비디오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플랫폼은 손님을 가리지않는다. 손님을 콘텐츠(형식/형태, 내용)라고 하자. 그리고 플랫폼(팟빵이든 네이버든, 스피커든)을 가리지않는다. 이런게 POOQ이나 SMR과의 차이가 되었으면 한다. 명예욕이나 '패권주의'가 없는,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는 개방/기술-기계말이다. 물론 상대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꼭 필요한 기능(function = utility)가 된다면 ....

우린 이동이 용이한 '매끈한 공간'을 만들고, 하나의 옷(사업모델, 돈 버는 법 - 홈파인 공간)을 만들려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사용장소(OOO플랫폼), 서비스 브랜드, 사용자, 디바이스 등이 부차적 문제로 내려와야 한다. 이런 것들은 하나의 (중요한, 이미 결정되어있는) 환경적 요소일 뿐이다. 그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매끈한 공간'이라고, 은유적으로 사용해 본다. 그런데 그 매끈함 속에는 '줄줄 홈파인 공간 - 사업모델'이란 것이 들어있다. 이렇게 이야기해볼까, 우린 전통적인 이름을 가진 서비스 "정체성 = 이름/브랜드"라는 것을 버릴 준비가 되어있다. 이런 의미에서면 'I'm mad'일 수도 있다. 분열적인 상황(플랫폼 환경)에 적응한 자아랄까! 정체성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순간이다.

  • (AI스피커든 포털이든) 티팟이란 브랜드를 쓸 생각이 없다. (브랜드/플랫폼이란 명예욕은 연합을 방해할 뿐이다. feat. 토마스 홉스)
  • 원하면 모든 방송사 온라인서비스에서 가져다 써라. (개방성)
  • 파트너(콘텐츠, 플랫폼 등) 간의 차별이 없다. (차별성이 아닌 차별, 형식적인 주제이다. 이미 내용적 차별은 존재한다. 그것이 없다면 둘이 아닌 하나일테니)
  • (콘텐츠사가) 나가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가고, 여기든 저기든 가도 된다. (모두에게 적자를 감수하면서 그렇게 할 용기가 있다면 좋겠다. 환경의 변화는 우리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용/감내해야 하는 것이지)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가 들뢰즈의 "매끈한 공간 vs. 홈파인 공간"이란 주제이다. 나는 ⟪천개의 고원⟫을 전략의, 실천에 대한 책으로 읽고 있다. 

비디오가 티팟의 오디오가 된 것처럼 말이다. 관심사는 변화되는 환경에서 전략적 대안의 가지수를 늘리는 것이다. 수십, 수백 개의 공구가 든 상자를 가질 수 있다면(가진다면), 가성비로 볼 때 현재는 디지털/기술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다.

두 개의 파일을 올린다. 하나는 방송사들을 찾아다닐 때 쓴 참여 제안서이고, 다른 하나는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자료이다. 




필요성은 개별적으로 보면 ROI가 안나오는 서비스를 해야한다는 것이고, 광고모델 운영은 원시적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것을 넘어설까! 이런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제시한 안 중의 하나가 티팟이다. 공동으로 서비스를 하자.



 컨퍼런스 발표자료이다. 이때 한참 경제학(원론) 공부 중이어서 책 내용을 그대로 옮겨놨다. 완전경쟁시장 이야기(가설)를 하는데, 사실상 (발표문에서 잠깐 지나치듯 말하는) 경쟁적 독점시장이 맞을 거다. 하지만 현재 독점의 이득이 생길 정도로 큰 시장이 아니다. 그리고 미래도 녹녹치않다(불확실하다).

위험을 줄이면서 할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위험을 줄이는데는 너나가 없다. 우선 생존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진화의 터전을 만드는 것이 먼저가 된다.



※ 티팟에 참여를 원하면 imtpod.com을 통해 연락. 티팟 참여 없이 오디오 서비스 플랫폼 이용(호스팅), 음성 광고플랫폼 이용 및 광고영업(대행) 등을 별개로 이용가능(지상파 2개사가 이런 방식으로 이용).


“디지털 콘텐츠가 스스로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것은 예전의 콘텐츠들이 가지고 있던 형식들, 물질적이고 장인적이며 연속적인 아날로그적 속성과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했던 하나의 틀에서 벗어나 콘텐츠가 디지털화되면서 하나의 ‘수학적 알고리즘 덩어리-흐름’으로 변형되었기 때문”이라고 했었습니다.

천 개의 고원



http://www.dckorea.co.kr/tc/307




차이와 반복 - 이지플러스 vs. 오케이캐쉬백(OK Cashbag), POOQ vs. WAV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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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반복되는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고, 그런 까닭에 변화가 있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

POOQ에서 WAVVE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면서 99년 말, 2000년 초가 떠올랐다. 20년이 좀 안됐다. 그때 EasyPlus Point Card라는 서비스를 만들었었고 OK Cashbag이란 이름이 되어 SK로 넘어갔다. 서류를 검색해 96.10월 회사를 다니기 시작해, 98년 만든 문서를 발견했다.

처음 사회 생활에 발을 내디뎠을 때, 그때도 '연합'을 좋아했던 것 같다. 이종사업자간의 회원 공유가 관심사였으니. 2002년 쓴 석사 논문도 이런 흐름에 있다.

우리회사(한국정보통신/KICC)가 계속했다면 지금처럼 알려져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안되었을 것이다. 이지플러스 포인트 카드는 지금도 ASP서비스로 백화점이나 체인점 등 회원 관리용으로 제공되는 것 같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비교하면 시장에서 마케팅을 하는 규모 - 돈을 쓰는 규모가 다르고, 일을 하는 방식도 다르다. POOQ도 그렇지 ... !?

역량/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보이지않는 어떤 규칙(시장/자본의 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지와 함께 역량이 필요하고, 그것은 '조직/회사 역량과 의지'이다. 믿음이 없는 ... 그래서 나는 많은 경우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도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겁에 질렸달까, 얼었달까! (한국적인) 겸손이라고 하는 게 났겠다.

우리가 다윗을 높이 사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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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0월 제대를 하고 바로 입사했다. 97.10월 결혼한 직후 IMF사태가 터졌다. 

<국가부도> 상태로 국민 모두 생활이 어려워졌고, 많은 멤버십 할인카드가 서비스가 나왔다. 보통 카드를 보여주면 할인카드사와 약정한 만큼 구매금액에서 할인율만큼 빼주는 식이었다.

- 이창희할인카드
- 신시야카드 (대학생이 만든)
- 보람적립카드 (대구에 있던)

회사도 초년병이었고 결혼생활도 막 시작했을 때, 지금은 어떤 할인서비스나 대부분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적립되는 포인트카드사업을 하자고 아마 97년 초에 회사에 제안을 했을 거다. 몇 개월 동안 아침마다 사장실에 불려가 QnA를 했고, 질문에 답하지 못한 것 - 어떤 실행상의 난점이 발견되면 밤새 해결책을 찾아 다시 아침에 사장실을 열고 들어갔다. 아침 신문을 들고 퇴근해 두세시간 자고 다시 8시쯤 임원들에 둘러쌓어 질문을 받고 대답을 했다.

그 질문들 중 CMS(자동계좌이체)로 적립된 포인트를 받는다고 했는데, 업주가 입금을 안하면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현재 (모든) 포인트 시스템에 있는 여러 개념이 나왔다.

- 발생포인트
- 누적포인트
- 가용포인트
- 사용포인트

가용포인트란 개념이 나온 이유다. 포인트에 해당하는 돈은 한달에 한번 CMS로 출금하는데, 그 사이 포인트 거래가 일어나면 먼저 "발생"으로 처리하고, 돈이 들어오면 "가용"이 된다. 안 들어오면 배치로 "취소"처리한다는 식이다. 몇 개월 동안 사업계획을 세우며 카드사(은행) 임원을 지내셨고, VAN 시스템을 만들고 처리하던 임원들에게 둘러싸여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보면 입사 1년이 좀 넘은 직원에게 과분했다. 지금도 일을 가르쳐주신 그분들이 고맙다.


질문을 하고, 그것에 답을 하고 .. 

답을 못하면 그 해결책을 찾아 다음날 이야기해야 했다. 그다음은 시스템 설계를 하라고 해서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과 동떨어져있던 나는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카드사 업무 매뉴얼을 구해보고 하면서 카드 발급시스템, 회원 원장, 가맹점 원장, 트랙잭션 전문 등을 만들었다. 워드로 DOS모드 같은 검은 화면에 prompt가 떠 깜박이는 입력화면을 그리고 각 항목별로 개발자를 위해 설명을 붙였다.

그 결과가 "적립식 할인카드 - 이지플러스 포인트업 카드"이다. 회사가 신용카드조회 사업자(VAN사, 지금으로 말하면 PG사)로 100만 여대의 터미널이 중앙시스템에 연결되어 있어 가맹점(할인을 제공하는 매장) 모집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회원은 한 명도 없었다. 그때 SK, LG, 현대 등의 정유사를 찾아가 회원제휴 제안을 했고, 여기저기 회원이 있는 곳과 체인형 가맹점 등을 찾아다녔다.


사회(회사 간의) 갑을관계를 모르던 철없던 시절, 

SK를 찾아가 엔크린카드와 제휴제안을 했다. 그 팀이 Cyger LMC 프로젝트를 하던 <복합네트워크사업팀>이었다. 기억나는 것, 하나가 있다. "제휴가 안되면 어떻게 할 거냐?"는 SK분의 질문에 아마 "LG에 갈 거다!"라고 했을 거다. SK에 갔다 회사에 들어가 담당이사에 불려갔었다. 혼을 낸 건 아니고 웃으며 그렇게 말했냐고 하시며 그러지 마라는 말씀을 하셨다. SK주유소에서 일어나는 신용카드 조회 건수(매출)이 회사 트랜젝션의 10%가 넘는다는 사정이야 내가 아는 바가 아니었으니 ...

그 후 SK 엔크린카드와 제휴를 하고, 다음에는 SK에서 오캐이캐쉬백이란 서비스를 만들면서 내가 설계한 <이지플러스포인트시스템>을 사용했다. 그 다음 회사를 사겠다, 합작하자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다가 <포인트카드> 관련된 부분을 SK에 넘겼다. SK에서 입사하란 이야기가 있어지만 여전히 세상을 몰랐던 나는 2~3년 고생해 만든 것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화가 나있었다.

VAN사들 간의 Market Share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했고, 회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SK의 제안 받아들였을 거다. 얼마지나지 않아 SK에서 VAN사를 만들었지만 말이다. 바로 위에 있던 선배에게 관련 사업을 모두 넘겼고 그분이 계약을 했다.


그런 상태에서 인터넷사업을 하는 팀으로 발령이 났다.회사에서 회원을 아는 게 나 밖에 없으니 회원 관련된 정책과 기획을 하라는 것이었고, 또 삐져있던 나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다. 그 덕에 지금까지 인터넷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캐쉬백 일을 같이 했던 분들이 오라고 했을 때, 팀을 바꿨어야 했는데 가끔 생각한다. 세상을 좀 더 알았다면 갔을 거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성에 앞서 감성이라 지금도 생각하니 다행이다. 거기에서 또 다른 세상을 봤겠지만 이곳에서 보는 세상도 재미가 있다.
그때, 작성한 포인트사업 관련 마지막 보고서이다. 그래도 선배들이 인간적이었나! 최후 변론처럼 보고서를 쓰고 의견을 말할 기회는 주었으니 말이다. 조금 눈치를 본 것 같기도 하고. 그 후 나는 계속 SK/SKT를 넘어서고 싶어 했다. 왜냐고! 우리 팀이 게임에서 이기는 걸 보고 싶었으니 ...

언젠가 "우리" 팀이 한 번은 이겨보겠지! 

회사 일을 게임이라 생각한다. 우리 팀이 이기면 기쁠 거다. 그걸 위해 팀과 함께 연습을 해야 한다. 스크럼데이(회사 내 DevOps팀 성과발표일) 때, 넣었던 그림이다. 우린 종을 바꿀 때까지 연습을 해야 한다고 ... 


16년, 데이터사업을 하라며 츠타야모델(츠타야 서점 멤버쉽을 모태로 만들어진 이종사업자 간 제휴한 포인트카드 기반 마케팅 사업)을 보여줬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지금 다시 한다면 더 잘할 수 있겠다고. 3년이 좀 넘었는데 더디게 주춤되면서도 쉬지않고 나가는 동료들을 본다. 올려다 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

작은 변화의 씨앗을 찾는 것이 기쁨의 원천이다.




이지플러스 매각 요구에 대한 보고서
이지플러스매각요구분석.pdf


이지플러스 가맹점 제안서 (초기 캐쉬백 가맹점들 중 많은 수가 우리 손을 거쳤다.)

이지플러스가맹점제안서.pdf


복합 Network Project 소개(1999.1. SK(주) 복합Network Project추진팀) - KICC & SK 캐쉬백 서비스.포인트카드 자료

200113.copy.KICC.SK.cashbag service 포인트카드 자료.pdf



보도자료 -----



IMF 겨냥 합리적 소비도구
EasyPlus 멀티포인트 적립식할인서비스카드
현금 및 카드 거래시 구매금액의 최고 30%를 포인트로 적립
SK엔크린, DACOM 등 제휴 이지플러스 서비스 제공중


현금과 카드 사용시 할인적립식 이지플러스(EasyPlus) 다기능 포인트서비스를 대표적 신용카드조회서비스 전문업체인 한국정보통신㈜(대표이사 _____)가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했다. 금년까지 1만여 가맹점을 계획으로 자체 및 제휴회원으로 구성된 400여만명의 이지플러스클럽회원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맹점은 가입시 비용부담이 없으며 가맹점카드를 고객 대상으로 공급하여 최소 2% ~ 30%의 후불 적립식할인서비스를 제공하며, 그에 따라 서비스 동기유인으로 매출증대와 고정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 마케팅과 함께 인터넷, 가맹점안내책자, PC통신 등을 통한 광고 효과도 가질 수 있다.

회원은 동시에 기왕의 소비지출에 효과적 적립식 할인서비스를 제공받아 이지플러스클럽의 할인금액 수납 및 적립관리서비스 대행을 통해 저축의 효과도 가지며, 일정금액(200,000원) 이상이면 환급요청을 하여 목돈으로 현금지급도 받을 수 있다. 또한 회원은 각각의 특별 제휴사의 기능(주유카드 기능등) 이용과 함께 20,000점 이상 적립시 가용점수(적립금액)로 이지플러스서비스가 가지는 다기능 부가서비스(전화, 홈쇼핑, 여행, 공연 티켓팅 등)를 별도의 비용과 현금지출 없이 생활관련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다.

회원의 가입비(20,000원) 및 연회비(3,000원)는 사용시 초기의 적립금액으로 자동납부되어 발급시의 부담이 없다.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향후 항공 마일리지, 철도회원카드, 교통카드, 공연물 예약등으로 서비스 영역확대와 질적 향상을 기할 것이며 나아가 적립된 누적점수를 사용하여전자상거래에서의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여 회원의 편익과 합리적 소비관행을 선도하고자 한다고 했다.

가맹점 및 회원 가입 문의안내 센터
전화 : 368 – 3111
http://easyplus.kic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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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서간집, 아카넷, 이근세 옮김, 2018❯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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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린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간다!❯에 대한 update. 왜,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가느냐! 배치와 순서를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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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는 울덴부르크에게 이렇게 쓴다.

"청컨대 실체와 우유적 속성에 대해 제가 내린 정의에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이 정의로부터 저의 모든 증명이 도출됩니다. 실제로 저는 실체를 자신에 의해서, 그리고 자신 안에서 생각되는 것으로서, 즉 그것의 개념이 다른 어떤 것의 개념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해하고, 변용(modificationem) 또는 우유적 속성(accidentia, 偶有的 屬性)은 다른 것 안에 존재하고 그 다른 것에 의해 생각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점은 명백합니다.
첫째, 실체는 본성상 자신의 우유적 속성에 앞섭니다. 우유적 속성들은 실체 없이는 현존할 수도 없고 생각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실체 안에, 즉 지성 밖에는 실체들의 우유적 속성들과 우유적 속성들 외에 아무것도 주어진 것이 없습니다. 주어진 모든 것은 자신에 의해서 생각되거나 아니면 다른 것에 의해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것의 개념은 다른 것의 개념을 포함하거나 아니면 포함하지 않습니다.
셋째, 다른 속성들을 가진 사물들(실체들)은 서로 간에 아무 공통점도 없습니다. 실제로 저는 속성을 그 개념이 다른 것의 개념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끝으로 넷째, 서로 간에 아무 공통점도 없는 두 사물 중 하나는 다른 것의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결과는 원인과 공통된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무(無)에서 자기 존재의 모든 것을 도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친애하는 선생님, 인간들은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발생된다(generari)는 것, 그리고 그들의 육체는 비록 전에는 다른 형태였을지라도 이미 현존했었다는 점을 부디 고찰하시기 바랍니다." (pp. 25~27)

실체와 우유(우연?, 필연성이 결여된, 어떤 것의 본성이 아닌)적 속성의 관계

1. 실체의 우유적 속성에 대한 선차성
2. 세계는 실체와 그 실체의 표현(우유적 속성, 변용)만으로 현존한다.
3. 다른 속성을 가진 사물들 간의 배제성(?) - distinct : 

cf. 라이프니츠는 이런 원리(정의) 때문에 모든 (논리적) 사건들을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모나드를 상정한다. 두 실체간의 인과성은 없고, 초월자인 신에 의한 예정조화된(충족이유율을 갖는?) 세계가 있다.

4. 원인과 결과는 공통된 속성을 전제하는 것에서 무에서의 창조를 거부하고, 내재적 발생을 주장한다.

이것의 순서를 논리적으로 하면, 세계는 실체와 그 실체의 표현만으로 현존한다(2). 이건 다분히 직관적(경험적)이다. 그리고 실체의 선차성(1), 속성이 다르다는 것의 의미인 distinct(공통점의 부재, 상호 배제성)(3), 마지막으로 그 결과 내재적 발생(4)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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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관계와 상관관계

(사회과학은) 인과관계에 대한 집착, 절대 원인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내적인) 상관관계에 집중한다. 세계(실체)는 우유적 속성, 변용, 표현으로만 현존한다. 관계의 변화, 강도와 운동 속도의 변화 속에서 그것은 무한한 모습을 드러낸다.

"어떤 사물(an object)이 다른 어떤 사물을 만날 때, 사건의 조합(combination)이 된다면, 만난 사물들이 바뀌었거나, 만나는 순서(permutation)가 바뀌면서 처음의 어떤 사물 속에 있던 성질이 드러난다."  출처: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 아마도 .. 

현대의 사회과학은 상관관계에 대한 파악, 확률적 또는 미분적 파악이다. 자연과학적 인과관
계는 (실험실에서) 정해진 사건의 조합이다. 하지만 자연(세계) 안에서는 우발성(contingency, eventuality)을 막을 수 없다. 심지어는 잘 통제된 실험실에서도 조차.

사물이 가진 능력의 발휘는 만나는 사람(회사,사물)들이 바뀌었거나, 만나는 순서가 바뀔 때이다. (경영학에서 어떤 성공) 법칙을 찾는다면 이런 것이 될 것이다.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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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존재론의 적용, 경제학의 경우

경제학(어떤 학이든)의 대상은 경제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어떤 경제적 현상을 설명하면서 예측하는 것이다.

주류경제학(미시/거시경제학)은 경제모형(이론적 이상형)을 만들어 설명을 시작한다.

1. 경제현상에서 나오는(표현되는) 다양한 변수들을 수집한다.
2. 많은 변수 중에 몇 개만을 골라 해당 변수들 간의 관계(상관관계)를 가정을 세워 분석하고, 이를 논리적(수학적모델)으로 증명한다. 주로 미분한다. 주류경제학에서는 이것을 많은 경우 '한계혁명'이라는 말로 표현한다/하는 것 같다.
3. 증명된 모델을 적용하여 예측/추론한다.

2번의 과정이 중요한데, 수 많은 변수들 중 (그 모형에서 중요시하는) 몇 개의 변수만 변화를 허용하고, 나머지는 고정된 것처럼 가정한다. 중요변수는 수요량과 가격(수요곡선), 공급량과 가격(공급곡선), 효용과 가격/소비량(한계효용), 가격변화와 두 재화의 소비량 변화의 관계(대체재, 보완재) 등 ...

우리는 어떤 측면에서 경제현상을 [제한적이지만 - 전체 변수를 상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피노자(들뢰즈)적인, 또는 엠페도클레스적인 강도/밀도적 관계로 보는 것일 수 있다. 강도/밀도는 미분식으로 나타난다.

(전체를 생각해야한다면 라이프니츠의 모나드처럼 생각해야할 것 같다. 모나드는 세계 전체의 내용을 그 안에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각 모나드는 특정한 부분(demension)에 빛을 받는, 그 부분의 강도와 밀도가 빛나기 때문에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모든 것은 모나드 안에 논리적 술어(?)로 내재한다. 그 무한을 측량할 수 있다면 우린 세계 전체를 계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플라스의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들뢰즈 - “라이프니츠는 각각의 모나드는 세계를 표현하고 모나드들 내에 내속하는 술어들의 계열로서 존재한다고 보았다.”)

(잘모르나 추측컨데) 경제학의 모든 법칙은 강도적 관계로 치환해 생각해볼 수 있다. 무수히 많은 차원 중 어떤 한 차원(dimension)에서 봤을 때의 관계이다. 모형상에 상정된 둘(두 개의 변수)을 봤을 때는 그럴듯 하지만 다른 변수들을 모두를 풀어놓으면 2007년 금융위기처럼 이상한(우발적인) 사건들이 일어난다.

세계는 무한하기에 ... 경제학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석학들도 위기를 예측할 수 없다. 우발성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체재를 발생시킨다/시킬 수 있다. '경제법칙'이지만 그 법칙이 보여주는 것은 특정 변수들 간의 강도적 관계인 상관관계이지 인과적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등등 ....

연구와 모델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 한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한계는 나쁜(?) 것이 아니다. 다른 법칙의 출현 가능성, 다른 전략의 가능성, 물질적으로 결정되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에 대한 비물질적, 또는 물질적 변환(trans-formation) 가능성 등의 근거가 된다. 이론(형이상학적인 존재론, 또는 철학)은 이런 변화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

미분은 스피노자 시대, 17세기에 만들어졌다. 라이프니츠는 스피노자를 전통적인(종교적인) 관점에서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둘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아래 책이 재미있다.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
매튜 스튜어트 지음, 석기용 옮김/교양인

레닌 : 벤야민 -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 대한 (들뢰즈식) 주석

벤야민 -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 대한 (들뢰즈식) 주석에서 이야기한 레닌과 관련된 글들이다.



서울역에서 종로까지
- 서울풍경 1

일주일에 한번씩 기차에서 내려 서울역에
서면 현기증이 먼저 그 다음은
구역질이 났다 기차는 대전을 출발해
조치원, 천안, 평택, 수원, 영등포, 그 다음
한강을 건너 서울역에 오고 사람들이
참새 떼같이 떠들면서 몰려 내렸다 소리로
날카로운 바람을 만드는 버스는 뒤에 검은
연기를 달고 머리 위 고가 밑을 달리고 나는
종로 3가에 어느 건물 안에 앉아 밖을 보며
콜라에 햄버거를 먹는다 앰프에 노래 소리 들리고
피켓팅에 가두행진이 있어도 나는 가만히
앉아 있다 가슴은 뛰지만 나는 가만히 앉아
있다 짱돌이라도 날라와 커다란 유리를 깨고
내 머리통을 치기를 바라면서 나는 가만히 앉아
있다 생각도 있으리라 하지만
과거는 과거로 놓자 시간은 항상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고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
역사가 뒤걸음친다 해도 시간은 미래로만
흐르리라 그것을 아는 내가 무엇을 어쩌란
말이냐 나의 속에 과거가 살아 꿈틀거린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난 이미 현재 위에 서 있다
피켓팅이 있고 운동가도 있고 사람도 있지만
바리케이트가 없고 적들이 없고 구경꾼도
없다 지금은 침체기다 ‘핵심을 보존해 퇴각하라’
레닌도 생각을 못했으리라 핵심도 없다면 아니
모두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면
누가 퇴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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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나이

오늘 시내에 나갔다 여기 저기
둘러보다 한 구석에 꽂혀있는
시집을 보았다 김남주가 있고 박노해가
있었다 백무산이 있고 김정환이 있었다 이 모두를
갖고 싶지만 돈이 오천원 밖에 없다 혁명,
동지, 노동자를 향한 외침은 돈에 팔려
나간다 그래도 경쟁에 직면한 조잡한
소비에트의 생필품처럼 이곳에서도 상품성이
떨어지나보다 음모하듯 음침한 구석에 이들만
몰려 있는 것을 보면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저것들을
굶주린 소비에트의 인민처럼 아귀처럼 먹던 때가
있었다 김정환의 「희망의 나이」를 샀다 목 매단
다섯명의 레닌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시집을 팔아
집이라도 장만하려나 목 매단 역사를 보면서
희망을 간직한 채 있는 그도 참 대단하다 그를
한번 흉내내 본다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 하지만 엄연히 우리는 패배했다 아니
지금이 시작인가 단돈 삼천원으로 혁명을 사려는
내가 우습다 그도 그렇다 단돈 삼천원에
희망을 팔지는 않을 것이다 내 나이는 그보다
젊다 나는 그보다 가능성이 더 많을 것이다

- ‘희망의 나이’ 김정환의 시집 (1992.11,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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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심급


• • • • • • 전략 • • • • • •


우리가 알았던 것은
온다던 약속된 시간
우리가 안 것은
기다림과 지루한 고독
우리가 알 것은
날개를 접기 시작하는 의지의 시간
몰랐던 것을 몰랐다 말하는
부끄러운 고백의 시간이 왔다
진린 누가 지고 나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뚫고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자

이성의 간지!
그래 우린 더러운 신앙의 시대에 살았다
가누지 못할만큼 무거운 짐들에
우리 다리는 휘청이면서
주여 어디에 계시나이까?
그런 신념의 교조의 뼈다귀를 씹으며
허기진 배를 채우고 힘겹게 걷던
어둠의 나날들이 있었다

우리가 아는 필연의 세계에서도
우린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란 좌절의 자유일 뿐
아니면 우린 필연의 세계를
정말 알지 못했다
자유란 무지의 자유일 뿐
우린 가쁜 숨에 터질 것 같은
심장을 진정시키며 버리지 못하는
아쉬움과 주저하고 우물거리는
회의의 거리를 쏴다닌다

• • • • • • 중략 • • • • • •

우린 다시 귀를 막고 고함을 친다
이제 가난에 찌든 의진
서푼짜리 관직과 바꾸고
등 따습고 배 부른 자들의 침묵의 시간이 왔다
바로 그 시간이 왔다
우리의 신념이 우리의 의지가
이 땅엔 절대로 절대로 오지 않는다던
오지 못한다던 그 시간이 왔다
고립감에 모두가 고독에 잠기는 시간
고독을 잊기 위해 무언가에 몰두하는 시간
술에 마약에 담배에
자위에 계집질에 사내질에
그리고 강요된 노동에
어쩔 수 없는 연구에 잠겨
허우적거릴 시간이 왔다
신한국의 건설과 선진조국 창조의 시간
모든 것의 초점이 그것에 집중하는 시간
헛눈 팔면 짖터지리라 위협하며
시작되는 생산의 정치의 시간
강요된 과학의 시간
최종심급에서 경제결정의 시간이 왔다

• • • • • • 후략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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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3월 졸업을 했다. 92년 말부터는 '백수'였다는 이야기다. 졸업 후 몇 달간 대전과 서울을 오갔다. 대학원엘 갈 요량으로 대학 1학년 교양영어 이후 한번도 안봤던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며. 종로 3가, 하디스에 앉아 콜라와 햄버거를 먹으며 받침에 깔린 종이에 썼던 '넋두리'이다.

희망의 나이를 서점은 대전 역전통에 있는 대훈서적이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인영이던가. 대훈서적 2층인가 시집 코너, 전시 좌판 아래 책꽂이에서 출판된지 얼마안된 김정환의 시집을 샀다. 서울로 오가는 시간은 길었고, 그 시간마다 시집을 잃은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나를 대학에, 철학과에 가도록 했던 그 글들. 그해 7월인가, 군에 입대했다. 입대하기 전 삼사개월 간 썼던 글들을 묶어 〖최종심급〗이란 제목을 달아 몇몇 친구와 선배들에게 보냈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가 비에라 선생을 떠올리듯이, 나는 어떤 순간마다 대학 때 읽어던 레닌의 글을 떠올리고, 되뇌인다. 비에라는 꿈일 뿐이고 슈트레제만보다 못할 수 있지만 말이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레닌은 핵심역량을 보존하며 퇴각을 고민하고 실행했다." 이런 내용을 쓰며, 다시 레닌을 생각한다. '내 나이는 그보다 젊다 나는 그보다 가능성이 더 많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젠 죽음을 맞이했던 1924.1월의 그와 비슷한 나이가 되고 말았다. 이젠 그 보다 오래 살 것이란 것에 걸어보자! 살아있는 한 여전히 희망은 유효한 것이다라고 ....

오늘 아침 아이는 2학년을 시작하기 위해 홍콩으로 갔다. 우리의 대학시절처럼 홍콩은 울렁대고. 아내와 나는 아이를 걱정한다. 아내에게 우리도 그런 대학시절을 보냈지만 이렇게 살고있으니 걱정말라 이야기를 했다. 그 시절과 함께 한 '어떤' 친구들, '최악의 상황'이 마음 한구석에 있다는 걸 알지만 말이다. 희망은 불안의 쌍둥이 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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