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에게 던진 질문 - 나에게 미디어란 무엇인가?

이미지

 아래 글을 썼던 1998년 5월과 지금, 그 사이에 십년이 넘는 세월이 있다. 2008년 말 정리가 마지막이다. 몸에 붙어있다 떨어져나간 비늘처럼 끄적거리던 글들의 묶음이 있다. 메고 다니는 가방 한구석에도, 컴퓨터 옆 작은 상자 안에도 있다. 상자 안의 종이는 편견이 없다. 포스트잇에서, A4지, 신문 조가리, 회사노트까지 각양각색이다.


언제부턴가 소리로 녹음되어 몇몇은 컴퓨터 안에 찌부러져 집(zip)을 마련했다. 스마트폰 메모장에 씌어졌다 어떻게 기를 쓰고 지메일 노트에 안착한 것들도 있다. 종이의 물질성을 잃자 더 흩어져 버렸다. 또 더 정리도 안한다. 마음 뿐이다.

이십대 때, 언젠가부터 형이 더이상 글을 안쓰는 것을 보면서 의아해 했었다. 왜 안쓸까? 지금 그 답을 안걸까? 모른다는 편이 맞을까? 형은 다시 펜을 들고 쓰고 있는 눈치다. 부럽지도 않다. '언제나 쓸 수 있어!' 이런 생각도 있다. 하지만 못쓴다. 안쓰는 것이 아니다. 관심사가 변했을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을 읽고 있다. <나에게 던진 질문> 전문이다.

미소 짓고, 손을 건네는 행위.
그 본질은 무엇일까?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도
홀로 고립되었다고 느낀 적은 없는지?
사람이 사람으로부터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듯.
첫번째 심문에서 피고에게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는
엄정한 법정에 끌려나온 듯.
과연 내가 타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책을 펼쳤을 때 활자나 삽화가 아닌
그 내용에 진정 공감하듯이.
과연 내가 사람들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을까?
그럴듯하게 얼버무리면서
정작 답변을 회피하고,
손해라도 입을까 겁에 질려
솔직한 고백 대신 번지르르 농담이나 늘어놓는 주제에.
참다운 우정이 존재하지 않는
냉혹한 세상을 탓하기만 할 뿐.
우정도 사랑처럼
함께 만들어야 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혹독한 역경 속에서
발맞춰 걷기를 단념한 이들도 있으련만.
벗이 저지른 과오 중에
나로 인한 잘못은 없는 걸까?
함께 탄식하고, 충고를 해주는 이들도 있으련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전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메말라버렸을까?
천년만년 번영을 기약하며
공공의 의무를 강조하는 동안,
단 일 분이면 충분한 순간의 눈물을
지나쳐버리진 않았는지?
다른 이의 소중한 노력을
하찮게 여긴 적은 없었는지?
탁자 위에 놓인 유리컵 따위엔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법,
누군가의 부주의로 인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기 전까지는.

사람에게 품고 있는 사람의 마음,
과연 생각처럼 단순하고 명확한 것이려나?


끝과 시작 - 10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문학과지성사

한 때, 몇번인가 시론(詩論) 같은 것을 쓰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그때 정의한 시론이다. "존재와 당위 사이의 괴리 속에서 솟아난 비명" 

쉼보르스카의 시를 읽다 내린 결론이다. 시를 못쓰는 것은 괴리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그 괴리감 자체가 존재 속에 쪼아리를 튼 것이 아니었다고 해야할까? 의식화의 결과물이었을까? 아니다. "탁자 위에 놓인 유리컵"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어서다. 눈 뜬 장님이다. "단 일 분이면 충분한 순간"의 주의(注意)도 없다. 그래서 공감이 없고, 시도 없다. (이런 생각과 함께 다른 존재의 지평 위에 서있다라는, 공감을 하라니까 분석하고 종합하려는 ... 젠장!) 

감정도 없이, 판단을 한다며 "손해라도 입을까 겁에 질려 / 솔직한 고백 대신" 번지르르한 말이나 늘어놓는 재주만 늘은 것은 아닌지. 도구적 이성이다. "냉혹한 세상을 탓"하며, 이것을 "함께 만들어야 함"을 잊은 것은 아닌지. 

"시적 감정은 도구적 합리성을 압도하는 합리적 이성의 뿌리" 1996년에 쓴 글 조각이다. 다시 감정의 문제로 돌아왔다. 참다운 우정을, 투명한 사회를 원하다고!

요즘 관심사가 시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쉼보르스카의 시집을 들게된 이유는 요즘 관심사 때문이다. "사람에게 품고 있는 사람의 마음", 너무 단순하고 명확한 것은 아닐지라도 <같은 것을 봐야, 같은 것을 느낀다>다. 대충 내려놓은 결론이다.

인쇄술 이후로 매스미디어가 만들어 낸 세계가 편협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한 세계만 보여줘다지만 이것이 <공감의 세계>를 만든 것은 아닌지, 그리고 대중민주주의를. 근대(16,17세기~) 이후 감정, 공감에 대한 철학적 논의와 이런 맥락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관심사다. 역할이라기 보다는 매스미디어가 만들어낸 사회적 효과가 맞겠다.

매스미디어가 만든 공감 위에 근대적 윤리와 인권같은 제도들이 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인터넷이 만든 '다양성의 세계'와 매스미디어의 '한 세계'와의 관계가 관심사다.일하면서 나온 주제다. 최근 발표자료, 회사 보고서를 찾아보니 2005년부터 시작했나보다. 2007년 이후 본격적으로 이와 관련된 책들만 편식(?!)하고 있다. (장르는 다양한데 모두 이런 문제틀에서 읽고 있다.)

1996년 처음 회사에 들어가면서 세운 목표가 하나 있었다. 일주일에 시집 한권 읽기. 책장에 쌓여있는 시집이 몇백권이 될까? 그런데 미디어에 대해 알겠다고 몇년간 던져놨던 시집을 최근 다시 들었다. 신형철의 산문집인 『느낌의 공동체』때문이다. 제목에서 느낌이 올 것이다. "공감"! 우리 정서의 다양성에 대한, 그 정서(감정)를, "탁자 위에 놓인 유리컵 따위"를 소중히 여기며 갈고 닦은 시인들에 대한 평론집이다. 하지만 평론이 아니다. 그는 유리컵 따위를 소중히 여기는, 순간의 눈물을 흘리는 시인보다 더 섬세한 눈길을 가진듯 하다. 시에 대한 절실한 애정이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모국어에 대한 애정으로 쓴 시집이다. 결국 이런 신형철씨에게 낚여 다시 시집을 들었다.

느낌의 공동체 - 10점
신형철 지음/문학동네

인터넷과 시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지? 내 생각엔 정서(감정)의 다양성이다. 결국 이 정서 위에서 세계에 대한 시선의 다양성이 나온다. 이들의 단점이 무엇인줄 아는지? 그 독특성에서 나오는 불편함! 인터넷의 악플처럼 코드가 안맞는 시에 대한 악평이나 무시(안읽기)아닐까.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노골적 공격성! (인터넷도 시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정의 노골적 표현이 시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보통사람들은 감정을 통념에 맞춰 통제한다면 시인은 그렇게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것은 정서의 계발이나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좋으나 소그룹으로 무리져 공감(일반성의 세계)를 파괴하기도 한다. 시끄러운 인터넷은 천편일률 매스미디어와 다르다.

관심은 "인터넷/민주주의/세계의 다양성"과 "매스미디어/공감/현 사회(공동체)에 대한 보호(유지)"이다.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이런 접근이 "과연 생각처럼 단순하고 명확한 것이려나?" (분명히 말하건데 공감은 인터넷의 것이 아니다. 매스미디어에 속한다. 공통경험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 이에 대해서는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런 관심도 사실은 존재와 당위의 괴리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공장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 아래 글이 1998년 5월 시론이라고 썼던 것이다. 시간은 얼굴을 붉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자기가 썼던 글들을 볼 때 말이다. 그래도 마음이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 블로그에도 아래 이야기했던 몇편의 시들이 올라와 있다. 

요즘하는 메모들은 모두 정서, 공감, 감정과 관련된 미디어이다.

김광기, <뒤르케임 경구의 재해석 "사회적 사실을 사물처럼 취급하라">를 읽으면서 해놓은 메모이다. 인터넷은 개인적 감정, 심상을 사회적 사실(표상)로 만들어 내는 가장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다. 개인의 감정이 어떻게 사회적 사실이 되는가? 그 구조를 알고 싶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의 감정을 6가지로 나눴다.(맞나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지금은 수백가지의 감정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천가지의 공감'이 가능하고, 그래서 999개의 반감이 있을 수 있다. 모든 감정들이 역 대합실처럼 웅성대니 시끄럽다.뒤르케임의 시민종교(공통된 윤리적, 정서적 기반) 때문에 한참 괜찮은 책을 찾다가 2주전부터 읽기 시작했다. 뒤르케임이 쓴 '사회적 사실'이란 개념, 그것이 만들어지는 구조에 대한 생각이 훌륭하다. 몇년간 뭐라고 부를까 고민하던 것인데.


그렇다면 잠정적으로 나에게 미디어란 무엇일까? 공동체를 만드는 공감! TV, 신문 등의 대중매체가 근대 이후로 했던 일. 너무 많아진 사회적 사실들에 이들이 난감해 하고 있지만 ...

뒤르케임을 다시 생각한다 - 10점
한국사회이론학회 엮음/동아시아

---------------------------------

이 작품들은 1993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쓴 詩들이다. 나는 정확히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습작형태의 시들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93년 3월부터 6월 사이에 쓴 시들일 것이다. 그때의 시들은 “이론적인 성급함”과 “현실적 절망감”을 “신념”이라는 이름 아래 극복하고자 했던 때인 것 같다.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나는 전에 썼던 시들을 “감정의 군더더기”로 몰아 태워버렸었던(「문학일기 2 -대학」) 시를 졸업하자마자 허겁지겁 달려들어 정리되지 않은 감정으로 쓰기 시작했고, 그것은 그해 7월 군입대전까지 계속되었다. 그것은 아직 익지않은 주워들은 사상들의 잔해였고, 생경한 구호였다. 그때 쓴 시들을 모아 나는 『최종심급』이라는 이름으로 제본을 했고 그안에 들어있는 시들이 「서울풍경」,「무쇠똥」등이다.

그리고 나는 93년 7월 군에 입대를 하였고 “下級武將”으로서 군대생활을 하였다. 군생활을 하면서 쓴 시들은 “현실과 의지의 괴리에, 모순에 가득찬/나에 대한 불만”이 가득찬 시들이었다. 나의 삶이 “용기없고” “현세적이고” “기회주의적”이라고 생각하면서(「“무장무장” 투명한 사회4」), 이상적 사회(“투명한 사회”)에 대한 열망과 처에 있던 환경(“나는 군인이다”) 사이의 “실존적 간극”(「혁명적」)에 대한 것들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면서도 과거에 대한 반성을 시도하면서 지난 날들을 넘어서려는 노력들을 했다(「넘어서」).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해명도 없이 “흐르는 시간에 모두 변해가는 시절”(「봄맞이」)이었고, 전국적인 마녀사냥이 공공연히 자행되고(「중세의 여름-1994년 한국」) 있었다. 이때 쓴 시들을 정리한 것이 『넘어서 - 투명한 사회』이다.

나는 군생활을 경기도 전곡의 남계리와 장탄리 부근에서 했다. 그곳은 임진강 근처로 밤이면 안개가 무척 많이 끼었다. “임진강 자락 무럭무럭/안개만 피어난 장탄리”(「더딘 봄2-장탄리에서」)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날들을 보냈다. “내 지금 바라는 세상은 어디에, 도대체/어디에 있을 수 있을까?”(「희망의 거처」)하는 懷疑의 물결과 함께 “살 길 찾아 앞으로 달려가다가도/너라면 그 소리 듣고 꿈쩍도 안할테냐?”(「자살바위1」)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었다. 나는 시간이 흐르는 것이 그래서 “언젠가는 부푼 가슴도 세월이 좀” 먹는 것이(「존재2」), 무서웠다(“세상 무서운 건 시간이더라”, 「존재1」). 그래도 “몹 쓸 내 젊음 때문/봄은 희망이 없어도 지독”했고(「지독한 봄」), 그래서 “희망은 영원하고 내가 먼저 죽을”(「희망」, ‘95.7.19) 거라고 생각했다. 이 시들을 모은 것이 『더딘 봄 -장탄리 안개』이다.

나는 언제나 시간이 흐르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언제나 나의 시들은 여기에 기반하는 것 같다. “이상적 사회”와 “현실”간의 괴리감이 나의 시의 근본적인 힘이다. 그 괴리감의 사이에는 언제나 어쩔 줄 몰라 하며 서서 이쪽과 저쪽을 번갈아 바라보는 내가 있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나를 채찍질한다. “입에 발린 말들과 이젠 헤어”져야 하고(「불임의 세월-나의 시」), “온 힘으로 나를 힘껏 세상에 던”지고(「돌이 된다하여도 날을 수 있는」), “세상 밖으로 나가 세상 속에 있어야 한다”(「세상 속으로」, ‘96.11.29)고 말하는 것 이다. 하지만 이런 각오 속에서도 세상 속에서 “내가 먼저 흔들리며 주저하고 머뭇”대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겐 시는 언제나 “절망을 먹고 자라는 불안한 희망”(「불안한 희망-1997년 4월 30일」)이 된다. 불안해 하는 근원은 “이 절망의 벼랑에서/사랑을 저버릴까 두렵다”는 것이다. 그것은 언젠가는 변할 수밖에 없는 사람 자체-自身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시가 아닐까? 그래서 “시는 마지막 남은 투항하지 못한 존재의 찌꺼기다.”(「태생2」) 그것으로 나가는 과정이 들어있는 것이 『불안한 희망 -사람들』이다.


관련 글 : 
스토리텔링과 '지옥문을 연' 인터넷 (2019.6.25)


http://dckorea.co.kr/tc/trackback/258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가 무력감에 치를 떨다.

이미지

 A.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고 있다. "어떻게 해서 평등이 아메리카인에게 인간의 무한한 완전가능성이란 관념을 갖게 하는가"에 이런 귀절이 나온다.

공동체를 이루는 시민이 신분과 직업과 출생에 따라서 각 계급으로 나누어질 때, 그리고 모든 사람이 우연한 일로 자기에게 주어진 직업을 억지로 따라야 할 때는,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서 인간능력의 한계를 느끼게 됨으로써 아무도 더이상 자기 운명을 피할 수 없는 법칙에 저항하려 하지 않는다. 사실 귀족사회의 주민들이라고 해서 인간의 자기향상의 능력을 완전히 부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그들은 그것을 무한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즉 그들은 '개선'은 구상할 수 있지만 '변화'는 구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은 미래의 사회상태가 개선되리라고는 생각하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성은 진보하며 또 앞으로도 진보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리 그 진보에는 어떤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p.595) 
미국의 민주주의 2 - 10점
A. 토크빌 지음, 박지동.임효선 옮김/한길사
기업도 마찮가지다. 구성원이 직급이나 직위, 직능(맡은 일), 나이(혈연,지연,학연이나 성별과 같은 자연적 요소 등)에 따라서 각 계급으로 나누어질 때 무력감을 느낀다. 무력감이 한계이다. 여기서 계급은 제도적으로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고, 다분히 조직문화와 관련있다. 문화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금기(taboo)이다.

(계급이 아닌 능력으로만 하자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약육강식의 자본주의적 논리처럼 보인다. 능력 보다는 어떤 사람의 덕arete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사람에게나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는 덕이 있다고 믿는다. 윤리적 신념이다.)

회사에서 전략이나 실행계획을 짜 연초의 사업목표보다 10% 더 성과를 내면 '개선'이고, 20%를 넘으면 '혁신'이라고 말한다. '개선'은 있어도 '혁신'은 없다. 그리고 '혁신'이 있다해도 '변화'는 없다. 20% 초과라는 혁신은 운에 따르는 것에 가깝다고 다수가 생각한다. 운은 우연에 따르는 것, 운명 같은 것이다. 때 아닌 "복"타령을 하기도 한다.

개선, 혁신, 변화가 없다고 밑에 직원을 탓할 이유가 없다. 계급적이고 위계적인 구조가 문제이다. 민주주의는 신분, 직업, 출생과 상관 없이 1인 1표라는 형식적 평등에 기초한다. 토크빌의 말처럼 자기 능력의 무한성에 대한 긍정에서 변화가 온다는데 동의한다면 개선해라, 혁신해라, 변화해라 말하면서 아랫 사람을 쪼을 일이 아니다.

윗 사람 스스로가 온존하는 위계적 구조를 흔들어야 한다. 스스로 내려앉지 못하면서 누구에게 내려앉으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 그대로 가공(架空)할 공력이다. 윗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지만 변화가 어렵다면 그 길 가운데 그분들이 떡 버티고 말로만 변화를 부르짖기 때문이다. 변화는 말에서 오지않고 행동에서, 존중하고 들어주는 관용적 태도에서 온다. (이런 분의 또 다른 가공할 능력 중 하나는 바로 아래 문단에서 말한 '내 멋대로 꼴불견'을 높이 사면서 칭찬한다는 것이다. 여하튼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이 '가공'의 뜻 속에 들어 있으니 새겨 들으시길!)

아랫사람에게도 자기절제와 절도가 필요하고, 자기연마와 숙고 과정도 필요하다. 부족한 줄 모르고 '내 멋대로'는 꼴불견이다. 이런 친구들 보면 '관용적 태도, 존중'이란 말을 물리고 싶다. 대놓고 뭐라고 안한다. 무섭기 때문이다. 담배 피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보고도 모르는 척 지나가는 것과 같다. (이런 면에서 비겁한다.)

이런 태도와 문화를 쉽게 만들 수 없다. 이럴 때 하는 극약처방이 있다. '어린 놈'을 아주 위에다 올려놓는 것이다. 아니면 '윗분'을 아주 아래 내려놓는 것이다. 문화적 충격요법이다. 귀족사회가 갑자기 평민들의 민주정체로 바뀌는 것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격어보지 못해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비인간적이지 않을까! 애에게는 어린시절이 필요하다를 평범한 말에 기대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른은 그 반대다.)

이런 생각 거의 하지는 않지만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팀원들에게 걸림돌이 아닐까? 'another brick in the world'라 불릴 나이가 된 걸까? 120까지 산다면 아직 1/3밖에 못살았는데. 

어째든 함께 있는 동료들(company)이 내가 보기에는 자기 능력의 무한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 공화국의 시민이 아닌 귀족사회의 농노나 평민이다. 확신이 없는 것이 모두 '외적 요인'과 관련있다면 나도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내적 요인과도 관련있다면 나에겐 조금 다행이지만 그 친구들이 걱정이다. 못참을 정도로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이다. 입이 간지럽거나, 몸이 간지럽고, 머리가 간지럽지 않다.

하지만 '간지럽히지 못하는' 나에게 다시 책임을 묻는 밤이다. 결국 무능한 것이다. 귀족사회와 민주사회에 '낀' 중간관리자의 서러움이라고 애써 자위해보지만 이것 또한 허망한 빈말이다. 마음 속 한가득 욕이 나온다. 혼자 허둥대는 것은 아닌지 ...

그래도 포근한 바람 속에 책을 읽어서 좋고 행복하다.



http://www.dckorea.co.kr/tc/archive/201107#entry_257

복기(復棋) - 지상파 연합 connected-TV Platform 제안

이미지

이 글은 2011.05.24 옛 블로그(태터툴즈)에 게시했던 글을 웹 아카이브에서 복원한 것입니다.

2009.4월 작성한 글이다. OTT(Over The Top) 이야기가 막시작될 때이다. 그리고 <방송사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전략은 무엇일까? - 네트워크 없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이란 글을 6.12일 블로그에 올렸다. 4월에 작성된 글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그때 작성된 전문을 다시 올린다. 시간도 지났고, 그때와 상황도 변했다. 복기를 해볼 때다. 개념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이지만 시간과 변화된 상황때문에 그사이 내용(현실적 가능성)은 더욱 풍성해졌다.

preconnected-TV의 가능성
ㅇ connected-TV Platform SET UP 후 Platform 임대 사업
     – 방송사 = Network 없는 connected-TV SO (System Operator)
        • ISP 사업자 대상 Platform Open
        • Channel 당 1억/년씩
        • 기타 Revenue의 10~20% R/S
    – 유료 VOD 서비스
※ "사업모델" 첨부파일 참고

오늘(5.24) <2011 Smart TV 및 관련종목 세미나>에서 발표할 내용도 복기의 결과물 이다. 또 <스마트TV 비즈니스 모델 및 향후전망>도 그렇다. 첨부한 문서 내용 중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의 비율에 대해서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조사 결과를 그대로 "인용"했지만, 이 조사가 사실에 근접하라고 생각하는 분을 만나보지는 못했다.

2009년 초(아니면 2008년 말), 어제(5.23) 세미나에서 발표한 유재구이사가 MS의 OTT 기술방향, 지원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계기가 되서 작성한 것인데 ... 나름 마음 속 느낌이 이리저리 솟아 무량하다.

디지털 전환, K-View(converter box), 웹TV, 스마트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 직접수신 환경 등과 함께 다시 2년전으로 돌아가 "연합 플랫폼"을 생각해 본다.




광주항쟁 31주년을 보내며

이미지
또 3년이 지났다. 이젠 "광주시민 학살은 북한 특수부대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생겼다. 사실을 지키는 것 마져도 어렵다. 이런 까닭에 역사는 "기억 투쟁"이라고도 하는걸까! "사실"(공통기억)을 지키는 것은 보수, 진보를 떠나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기초이다.


write 2008.5.18 00:00 ⟨광주항쟁 28주년을 기념하며 - 오일팔, 투명한 사회⟩ ---------





오 일팔 - 투명한 사회

그댄 죽어 갔지만 그댈 죽인 학살자는 살아 있어
오, 십팔 ! 그 원수놈은 아직 살아 있어
우리 가슴 분노에 쿵쿵 거린다 북처럼 울어댄다
그대 살은 썩어 흙이 된지도 오래지만
백골에는 아직도 대검자국이, 총탄 자국이 새겨진 채 있고
영혼은 아직도 후미진 계곡에서 아픔에 버둥거린다
꽃 같던 그대 떠난 후
우리 마음 속 깊은 상처가 남아 아물 줄 모른다
그런데 이젠 잊자고 말한다고 잊혀진다더냐?
역사에 넘기자고 말하는 자는 누구냐?
그대 죽으면서도 놓지 못해 소중히 껴안고 간 희망,
그것까지 묻어 버리란 말이냐?
희망도 없이 살란 말이냐? 그럴 수는 없다
오, 십팔 ! 우리는 더 이상 절망 속에서 살 수는 없어
오, 십팔 ! 살아 꿈틀거리는 당신들을 또 다시 생매장할 수는 없어
그대 마지막 내쉬던 거친 숨결에 의지했던 지난 시절
무등산 골짜기, 남녘 땅 바람처럼 다시 일어선다
깨진 무릎 털며 일어나 어깨에 어깨를 걸고 거리로 거리로
항쟁의 거리로, 반역의 거리로, 그 살육의 거리로 물결친다
이젠 사람이 짱돌이 되고, 구호가 되고, 깃발이 되어
하늘을 날고 땅 속을 흔들어 당신들 땅 속에서 잡초처럼 일어선다
하늘에서 태풍처럼 불어온다 되살아 난다
그댄 죽어 갔지만 그댈 죽인 학살자는 아직 살아 있어
오, 십팔 ! 원수놈은 살아있어
밤마다 꿈 속에서 두눈 부릅뜨고 노려만 보던 그대여
이젠 모든 비겁을 몰아내 용기 충만한 세상, 그때처럼 투명하다

1995. 9. 29






⟨오 일팔 - 투명한 사회⟩는 군대에 있을 때 쓴 시다. 김영삼 정권 때 전두환, 노태우씨에 대한 조사를 하고 5공화국에 대하여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며 면죄부를 주었다. 현실은 어떤가? 우린 또 뒤로 물러나고 있는가? 우리 사회는 다시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사회로 되돌아간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그해 겨울⟩도 같은 시기에 썼다. 광주항쟁과 책임자/학살자 처벌 문제가 연일 보도 되면서 학살의 현장이었던 상무대에서 훈련받던 때가 떠올랐다.

그해 겨울 
눈이 오면 무등산 중턱부터 뿌옇게 되었고
개 같은 몸뚱이에서 마음도 개처럼 뛰었다
바람에 부들거리던 나무엔 눈꽃이 피고
상무대 포병학교 연병장엔 눈이 덮히고
세상은 아름답고 하얗게 녹아내렸다
시린 발 동동거리며 뛸 때면 전투화 자국 밑에선
피처럼 붉기만한 황토물이 배어나왔다
동백꽃보다 붉은 빛이 땅 속에서 배어나왔다
신음소리처럼 엷은 핏빛이 소리없이 배어나왔다 
눈은 풀 먹은 치마폭처럼 사륵거리며 
이마로 목으로 입술로 퍼부었다 하지만 
잠시도 머물지 못하고 촉촉함으로만 남았었다
세상 온통 뒤엎고 앞이 캄캄하게 눈이 내리면 
몸은 개처럼 부들거리며 연신 물기만 털었고
들끓는 마음은 개처럼 짖어댔지만 
군인인 내가 광주에서 무슨 시냐며 
그해 겨울 내내 피가 나도록 입술만 씹었다

1995. 9. 4
그 전에 학살자를 처벌하라는 시위가 전국에서 벌어졌다. ⟨안개 낀 장충단 공원 - 어머니⟩는 면죄부를 주려는 사법적 판단에 반대하는 시위현장 사진을 보면서 쓴 글이다.


안개 낀 장충단 공원 - 어머니 
어머니는 머리를 깍고 집을 나섰다
철부지 소녀도 아닌
얼굴에 깊게 패인 인생
오십이 넘은 어머니가 집을 나왔다
죽은 자식 흉부에 박힌 총탄보다
억장 무너져내리게 하는 깊은 슬픔, 분노를 가슴에 안고 
생명이 거래되는 속된 세상, 바로 잡으려고
관광버스를 대절해 데모하러 상경을 했다
손에 아들이 들었던 총 한자루도 없이
매일 TV에 사람 쏴 죽이는 그 흔한 총 한자루도 없이
십년 넘게 삭여 온 한으로 서울에 왔다
어머니 떨리는 목소리, 미어지는 가슴
바람난 년처럼 거리를,
미친 년처럼 집회장, 아스팔트 위를 뛴다
보도블럭이 뿌옇게 흐려지는 페퍼포그 안개 사이를 
위장 기만 허위의 장막을 뚫고 난다
구호소리 거친 숨소리 긴 경적소리 총소리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붉게 빛나던 핏줄기
몸서리 쳐지는 그날이 아직도 눈에 어머니 눈에 선한데
학살자가 살아 있고 수천 수만의 눈이 부릅뜨고 있는데
죄가 없다니 아니 죄가 있어도 처벌을 안한다니
어머니의 눈물, 떨리는 목소리, 울림 사이로
십년이 지나도 피 흘리는 아들 젊은 광주가 보인다
산사에 출가 해 명복을 빌어도
이 세상에선 공염불인 줄 아는 어머니
죽은 아들을 껴안고 산처럼 일어섰다
학살자 구속 학살자 처벌
장충단 공원, 안개보다도 진한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
머리 깍고 집나온 어머니
두주먹 쥐고 세상 밝게 하려고 싸우는 보살
1995. 7. 28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3 차 궐기대회 1980년 5월 25일)

먼저 이 고장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싸우다 목숨을 바친 시민, 학생들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그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너무 무자비한 만행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너도나도 총을 들고 나섰던 것입니다. 본인이 알기로는 우리 학생들과 시민들은 과도정부의 중대발표와, 또 자제하고 관망하라는 말을 듣고 학생들은 17 일부터 학업에, 시민들은 상업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당국에서는 17 일 야간에 계엄령을 확대 선포하고 일부 학생과 민주인사, 정치인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구실로 불법 연행했습니다. 이에 우리 시민 모두는 의아해 했습니다. 또한 18 일 아침에 각 학교에 공수부대를 투입하고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에게 대검을 꽂고 돌격 앞으로 를 감행하였고 이에 우리 학생들은 다시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당국의 불법처사를 규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계엄당국의 18 일 오후부터 공수부대를 대량투입하여 시내 곳곳에서 학생 젊은이에게 무차별 살상을 자행하였으니! 아! 설마! 설마! 설마했던 일들이 벌어졌으니 우리의 부모, 형제들이 무참이 대검에 찔리고 귀를 짤리고 연약한 아녀자의 젖가슴을 짤리우고 차마 입으로 말할 수 없는 무자비하고도 잔인한 만행이 저질러졌습니다. 또한 나중에 알고보니 군당국은 계획적으로 경상도 출신 제 7 공수병들로 구성하여 이들에게 지역감정을 충동질하였으며 더구나 이놈들을 3 달씩이나 굶기고 더더군다나 술과 흥분제를 복용시켰다 합니다.

시민 여러분! 너무나 경악스런 또 하나의 사실은 2 0 일 밤부터 계엄당국은 발포명령을 내려무차별 발포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 고장을 지키고자 이 자리에 모이신 민주 시민 여러분!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어떻게 해야되겠습니까?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당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고장을 지키고 우리 부모 형제를 지키고자 손에 총을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언론에서는 계속 불순배, 폭도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잔인무도한 만행을 일삼았던 계엄군이 폭돕니까? 이 고장을 지키겠다고 나선 우리 시민군이 폭돕니까? 아닙니다. ! 그런데도 당국에서는
계속 허위사실을 날조, 유포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 시민군은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안전을 끝까지 지킬 것입니다. 또한 협상이 올바른 방향대로 진행되면 우리는 즉각 총을 놓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우리 시민군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민군은 절대로 시민 여러분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민주시민 여러분! 우리 시민군을 절대 믿어주시고 적극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80 . 5 . 25 시민군 일동
한국정치현실의 easton 모형적용

http://dckorea.co.kr/tc/trackback/147

스마트TV 비즈니스 모델 및 향후전망-VCPE monthly 기고(2011.5)

이미지

이 글은 2011.05.18 옛 블로그(태터툴즈)에 게시했던 글을 웹 아카이브에서 복원한 것입니다.

스마트TV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글을 썼다. 아래 모델을 단독, 결합, End to End 사업모델로 나눠 이야기 했는데 좀 와닿지가 않는다. 그러다 지난주말 좋은 정리를 찾았다. case②,③가 단독사업모델이고, case①이 복합사업모델, case④는 단독과 복합이 혼재되어있다.

CNPT 모델과 OTT 전략 방향들
참고: http://www.kobeta.com/news/articleView.html?idxno=1848

그리고 다시 case③에서 case②형태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경우가 있다. Hulu가 그렇다. 이것을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많은 경우 모델들이 실제 고정된 형태로 있지않다. 사업모델들이 살아 움직인다. 따라서 모델은 처음 이해를 위해 필요하고, 그 다음엔 비트겐슈타인 말처럼 '사다리를 걷어차야 한다.' 그리고 기고문에서 이야기했던 Netflix에 대한 경영자료를 추가한다.
넷플릭스와 훌루
참고: Netflix , Q410 Letter to Shareholders (2011.1.26)

훌루로 시작해서 넷플릭스로, 그 다음 YouView로 확대되는 시나리오에 마음이 끌린다. 다음주 화요일에 <2011 Smart TV 및 관련종목 세미나>에서 한국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왜, 어떻게 해야하는가 등을 주제로 발표한다. 훌루나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이 현실화 되려면 난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문제를 함께 머리를 맡대고 푸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III. 스마트TV 사업모델 검토 시 주의사항>을 넣은 이유는 IPTV, D-CATV 그리고 스마트TV를 비교하면서 잘못된 이해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초고에는 그런 혼란을 초래시킨 아래 그림이 있었는데 지면 관계로 제외시켰다. 따라서 이곳에서 '주의사항'에 대한 맥락이해를 위해 해당 그림을 올린다.

IPTV, D-CATV, 스마트TV의 비교 (사실과 다른 정리가 들어있음)
출처: 유선실, <스마트TV 등장에 따른 유료방송 사업자의 대응>,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1.1)
원문: 송민정, <스마트TV로의 진화에 따른 미디어시장 변화 동향 및 시사점>, 스마트TV 세미나 2010 발표자료(2010.6.25)

위 그림은 유료TV사업자, 특히 IPTV사업자의 입장에서 정리되면서 국내 시장상황(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아니면 '추상화(모델)'의 수준이 너무 높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주의사항'과 함께 표를 비교해서 살펴보길 바란다.

스마트TV 비즈니스 모델 및 향후전망


I. 스마트TV 정의

지난달 6일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관광부 등 3개 부처는 스마트TV산업 발전에 관한 정부정책을 발표했다. 이곳에서 정부는 스마트TV를 “지상파 방송시청은 물론 인터넷에 연결되어 VoD, 게임, 영상통화, 앱 활용 등 컴퓨터 기능이 가능한 TV”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반TV로도 셋탑박스 연결을 통해 스마트TV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으며, TV 교체주기가 긴 점 등을 고려할 때 스마트TV와 셋탑박스 시장이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IPTV나 디지털 케이블TV(D-CATV)의 진화를 염두에 둔 말이다. 또 스마트TV가 “점차 인터폰•에너지 제어와 같은 스마트홈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 진화시킬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정리하면 스마트TV는 컴퓨터와 같이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를 가지고 있어 시청자가 소프트웨어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삭제하면서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어플리케이션의 배포와 서비스의 제공 등이 초고속 인터넷 망을 통해 이루어지는 TV이다. 스마트TV를 정의하는 가장 필수적 요소는 운영체제의 기본 탑재와 인터넷 접속 기능의 제공이다. 그리고 스마트TV는 기존 IPTV, D-CATV 등과 상호보완적이면서 경쟁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다.

II. 스마트TV 사업모델

1. 단독사업모델

뉴미디어 산업 분석 시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터미널 모델(CPNT Model)>을 이용하여 스마트TV에서의 사업모델을 살펴보면 <그림1>과 같다. CPNT모델 상의 서비스 가치사슬(Service Value Chain) 중 한 부분에 집중하는 단독사업모델이 가능하다.

<그림1> 스마트TV 사업모델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터미널 모델(CPNT Model)>

이들 중 가장 주목 받는 부분이 <플랫폼 모델>이다. PC분야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운영체제가 스마트폰의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플랫폼과 운영체제를 갖춘 사업자들의 위협을 받듯이, 스마트TV가 성장하게 되면 하드웨어적 발전이 아닌 소프트웨어적 발전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2010년 세계 TV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22.3%, LG전자가 13.5%로 우리나라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웹과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지배력이 TV로 확장되면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하지만 PC와 스마트폰에서의 양상이 TV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구글은 2010년 5월 20일 구글TV 키노트(keynote)에서 주장하는 것 과는 달리 아직까지 시청자들이 TV를 스마트화하고자 하는 욕구를 찾기 어렵다. 아직까지 스마트TV는 구글의 사업적 관점과 마케팅, 기술이 만들어낸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스마트TV에서 이야기되는 플랫폼은 TV의 실시간 콘텐츠(Live Channel)를 담지 못하는 아주 부차적인 서비스일 뿐이다. <플랫폼 모델>은 구글TV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애플의 스마트폰에 의해 강화된 운영체제와 마켓이 포함된 TV에서의 “플랫폼 모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시점에서 스마트TV가 시청자의 욕구를 자극할 것이며, 시청자들이 TV 내 서핑이라는 새로운 이용방식을 빨리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또한 케이블TV, IPTV라는 기존 경쟁자들의 대응들도 간과할 수 없다. 스마트TV가 제시하는 비전이 유료TV가 제공하는 무료셋탑박스 내에 부가서비스로 들어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구글의 TV 내 광고사업 진출로 실시간 채널 화면 위를 덮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두고 전통 미디어들과 법•제도적 갈등에 빠져들 수도 있다.

현재 스마트TV 단독사업모델 중에는 넷플릭스(Netflix)가 구축한 사업모델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OS 기반의 플랫폼적 접근이나, 단말에 대한 비용(셋탑박스 무료제공)을 감내해야 하는 유료TV사업자,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는 제조업체와 달리 뉴미디어 <플랫폼 모델>을 이용해 기존의 오프라인 DVD 대여사업을 성공적으로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관계를 통해 총 3만 건의 온라인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Epix, Liongate Unite, CBS, ABC 등과의 계약과 온라인 판권 독점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LG전자, 소니(Sony)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제휴하여 스마트TV를 포함한 모든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Device)에 자사의 어플리케이션을 올리며 (Opt-In Netflix Service On all Digital Device) 플랫폼의 전후방에 튼튼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플랫폼은 VoD 스트리밍 서비스에 최적화된 고객추천시스템, 콘텐츠 카탈로그 등 효율적인 백오피스와 표준화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가지고 총 200여종이 넘는 다양한 단말에서 서비스 공급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5월 3일 미국 디지털엔터테인먼트그룹(DEG)의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DVD 및 블루레이 디스크 등 영화 관련 패키지 상품 매출은 20.7억 달러로 2010년 같은 기간의 25.8억 달러에 비해 20%가량 급감했다. 이와 반대로 넷플릭스가 포함된 온라인 스트리밍 가입 서비스의 경우 6.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가 급성장 했다.

네트워크와 단말이 개방된 환경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이 PC웹에서 시작한 콘텐츠 애그리게이터(aggregator)•온라인서비스 제공자(online service provider)가 다른 매체를 위한 N스크린 플랫포머(platformer)로 전환하는 것이 용이해 보이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넷플릭스의 서비스가 플랫폼이 된 것은 강력한 오프라인 DVD 대여사업 때문에, 이미 많은 콘텐츠사업자와 제휴관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전환이 가능하였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자신이 아닌 특정한 플레이어가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을 반기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온라인 시장 내에서 콘텐츠 애그리게이터 모델(contents aggregator model)을 시작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애플사의 아이튠즈(iTunes)와 넷플릭스는 일반화하기 어려운 성공사례이다.

뉴미디어산업의 발전으로 매체가 다양화되면서 “콘텐츠가 왕(Content is King)”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지만 콘텐츠 자체가 갖는 다양함과 장르적 속성, 지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제작•유통 환경 때문에 플랫폼이나 터미널(가전기기) 영역처럼 특정회사가 주도하는 콘텐츠 중심의 사업모델을 찾기는 어렵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와 같은 규모의 경제를 이룬 회사들도 자사 사이트에서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 영화•음악•게임 등과 같은 다른 장르의 콘텐츠를 모두 모아 서비스하지 못함으로써 플랫폼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

그리고 미디어의 파편화에 따라 자사 ‘온라인 서비스(web site)’ 기반을 확대하여 여러 인터넷 접속 디지털 미디어 기기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어진다. 예를 들어 하나의 단말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 사람이 한 달간 이용할 시간이 들어간다고 하면, 넷플릭스 처럼 200여종의 단말과 인터페이스 하기 위해서는 17명이 일년간 일해야 한다. “플랫폼모델”은 규모와 범위의 경제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콘텐츠사업자들은 결합사업모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2. 결합사업모델

콘텐츠사업자의 사업 모델 중심에는 다수의 콘텐츠사업자가 참여해 플랫폼을 공동으로 구축하여 서비스하는 것이다. 2007년 8월 설립된 훌루(Hulu)가 대표적이다. 2008년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훌루는 NBC유니버설, 뉴스코퍼레이션 등이 참여하여 만들어진 합작법인이다. 광고 기반 무료서비스에서, 유료서비스로,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TV를 포함한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다. 훌루모델은 콘텐츠 사업자들이 연합한 합작법인이란 점을 제외하면 큰 틀에서는 넷플릭스와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8월 지상파 3사가 연합하여 만든 콘팅(www.conting.co.kr)이 유사하지만 공동 서비스 패키지와 이에 대한 마케팅을 위해 공동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것 이외에 공동 플랫폼으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했다. 또 PC웹에서의 다운로드 서비스 이외에 스마트TV나 스마트폰으로의 확장까지 가지 못하고 있다. 훌루 사례를 통해 보면 콘텐츠사업자에 의한 <콘텐츠+플랫폼 모델>을 위해서는 지상파 상호 간에 합작법인 설립과 같은 수준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PC웹 기반 온라인서비스 사업자들이 직접적인 서비스를 준비한다면 <콘텐츠+플랫폼 모델>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TV에서도 웹에 있는 방대한 양의 모든 콘텐츠를 ‘보여주겠다(검색하겠다)’는 구글 비전의 구현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는 유튜브(동영상), 피카사(사진), 검색 등이 플랫폼과 결합되어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국내에서 이런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은 SBS로, PC웹을 기반으로 IPTV, D-CATV 및 모바일에서 SBS홈페이지 내의 콘텐츠와 자원들을 직접 이용하여, 모든 스크린에서 SBS의 콘텐츠의 이용자를 통합하여 서비스 및 광고를 제공하는는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전략(Digital Content Platform Strategy, DCP)을 추구한다. <그림2>는 그 전략에 따라 커넥티드TV 부분에서 진행 중인 TV포털 모델이다. SBS는 2009년부터 삼성전자 스마트TV 내에서 VOD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KT 올레TV에서 TV포털을 구축 중이다.

<그림2>SBS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전략 중 TV포털 모델

SBS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전략 중 TV포털 모델

출처: 박종진 (2010.11)

<플랫폼+터미널 모델>은 삼성전자가 스마트TV와 함께 바다 OS, 앱스토어인 ‘삼성 앱스(Samsung Apps)’를 만들어 내놓은 것이 예로, 이는 애플사의 아이팟 OS, 앱스토어/아이튠즈와 같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구글TV와 같은 이유로 TV에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서는 장기적인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제조업체로서 좀 더 고가의 TV를 생산하여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은 충분하다. 애플사의 매출구조를 보더라도 플랫폼은 디지털 기기의 판매를 위해 고객을 유인하고 충성고객화 하려는 수단임이 분명하다. 다만 기기에서 기술적 수준의 보편화, 글로벌 부품 소싱의 일상화로 더 이상 차별성을 찾기 어려워 플랫폼•서비스•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다.

올해 국내에서 출시된 스마트TV에서 삼성전자는 NHN이 제휴하여 지상파 데이터 방송을 막고 실시간 방송 위에서 네이버의 방송관련 검색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제휴가 TV에서 가장 중요한 영상 콘텐츠를 쥐고 있는 방송사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TV 제조업체가 주도하는 <플랫폼+터미널 모델>에서 콘텐츠사업자 및 이용자가 가장 우려해야 할 점은 매년 출시되는 스마트TV의 종류가 달라짐에 따라 앱스토어 내의 어플리케이션 설치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올해 나온 NHN의 검색 기능이 들어간 어플리케이션은 작년에 출시된 스마트TV에서는 설치할 수 없다. 이것은 스마트TV에서 사업을 하려는 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자에게 <표1>에서 보여주는 누적판매량의 의미를 반감시킨다. 스마트TV 역시 스마트폰처럼 플랫폼 별로, 또 같은 플랫폼 내에서도 기종 별로 파편화되어 규모의 경쟁에 도달하는 것이 어렵다. 그리고 TV의 교체주기를 생각하면 더욱 문제가 커진다.

<표1> 국내 커넥티드TV 판매 추정치 (단위: 만)

국내 커넥티드TV 판매 추정치
 출처: 배한철 외 (2010.4)

<콘텐츠+터미널 모델>의 경우 중간에 반드시 플랫폼을 경유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성립하기 어렵다. 다만 야후의 경우 미국에서 <콘텐츠+플랫폼 모델>에 바탕을 두고 TV제조업체와 제휴를 통해 야후TV를 내놓은 바가 있다. 플랫폼을 TV제조업체들에 개방하고 강한 자사의 온라인 브랜드를 이용해 TV 제조사가 야후 브랜드 TV를 판매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KBS가 추진하는 ‘K뷰 프로젝트’가 이와 유사하다. 다만 VoD를 기본으로 하고 실시간 다채널방송을 지원하려는 점이 다르다.

3. 엔드투엔드(End to End)사업모델

실질적으로 <콘텐츠+플랫폼+터미널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OTT 환경에서 새롭게 TV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다음TV 정도가 이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다음TV 역시 다음의 콘텐츠만으로 자기완결적인 OT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K뷰 프로젝트 참여나 지상파들과의 제휴를 검토해야 한다. 자체적인 셋톱박스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구글과 야후처럼 플랫폼을 개방하고 제조업체와 제휴하여 브랜드 TV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답일 듯 하다. 하지만 한국의 시장규모와 다음의 브랜드로 볼 때 현실화되기 어렵다. 오픈IPTV를 추진했던 전력을 보면 일정량의 OTT 셋탑박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시장기회를 살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영국에서는 BBC, ITV 그리고 BT가 함께 IPTV 시장을 겨냥한 단일 오픈 프로젝트 캔버스를 2008년 가을 공개하고 오는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한다. YouView 셋탑박스는 특별한 계약 없이 한번만 구입하면 되고 브로드밴드 서비스에 가입하면 완전한 VoD 및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초고속통신망 가입 없이도 셋탑박스 내의 PVR(Personal Video Recorder)과 TV 멈춤 기능(Time Shift), 시리즈 녹화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스마트TV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CPNT모델> 상의 주요파트너 간의 협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상파 수준에서 VoD 및 웹TV(QoS 보장없이 제공되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서비스에 대한 API 및 서비스 표준을 만들고, 이 표준을 준수한 단말을 제조업체에서 생산하여 양판점에서 판매하는 것을 추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TV까지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범용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져 앞서 언급한 미디어의 파편화를 최소화 할 수 있고, 뉴미디어 내에서 지상파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는 지난 1월 컴캐스트(ComCast)가 NBC유니버설 인수를 허가했다. 컴캐스트는 케이블TV 및 ISP(Internet Service Provider)사업자로 케이블 분야에서 2,300만 명, 인터넷 분야에서 1,700만 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다. NBC유니버설은 26개 지역 TV방송국을 보유하고 앞에서 살펴본 훌루 합작법인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일은 M&A에 의한 미국식 <엔드투엔드 모델>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는 것이 아닐까 한다. 국내에서는 CJ헬로비전이 컴캐스트의 사업방향과 비슷한 길을 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III. 스마트TV 사업모델 검토 시 주의사항

우리나라의 스마트TV에 대한 논의에서는 자주 IPTV, D-CATVTV, 스마트TV를 비교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스마트TV에서는 실시간 방송(Live채널)이 제공되지 않고, IPTV나 D-CATV의 셋탑박스에 연결해야 제공된다 것은 틀리다. 서울 등 대부분의 대도시 지역 시청자들은 스마트TV에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체 TV 시청가구 중 10% 정도의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스마트TV를 구매하더라도 실시간 채널을 보기 위해 케이블TV나 IPTV 가입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예에서 보듯이 TV가 브로드밴드에 연결되면서 OTT 서비스가 케이블TV 및 IPTV 시청자 기반을 잠식할 수 있다. 지상파 직접수신과 VoD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유료방송에 대한 코드 컷팅(cord cutting)이 나올 수 있다.

둘째는, 일부에서 IPTV와 스마트TV에서는 VoD가 상대적으로 많이 제공되나 D-CATV에서는 일부만 제공된다는 평가도 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스마트TV보다 D-CATV가 더 많은 프리미엄 VoD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TV에서 제공되는 YouTube 등의 웹VoD(클립VoD)의 경우 양적인 측면을 빼놓으면 아직까지는 PC나 스마트폰을 넘어선 TV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여하튼 스마트TV에 대한 기대로 유료TV 사업자들의 대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는 TV 상에서의 앱스토어, 사용자 인증과 과금 주체 등도 조금씩 상이한 데, 약간의 차이점이라 하더라도 전략적 수준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개방된 플랫폼에서 최종적인 목표지점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수익을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받는냐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스마트TV가 모두 Connected-TV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통합될 수 있고, 현재 보이는 차이점들이 점점 작아지고 서로가 서로를 닮아갈 것이라고 판단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적으로 폐쇄적 플랫폼(Walled Garden)인 휴대폰과 TV가 개방되면서 더 이상 개별적인 서비스로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이다. PC, TV 그리고 모바일을 이용한 3스크린 논의가 갑작스럽게 N스크린까지 확대되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이다.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스마트TV 시청자들은 함께 보는 TV화면에서 정보를 검색을 하지 않을 수 있다.

<표3> 모바일 인터넷 활용시간

모바일 인터넷 활용시간
 출처: 박종진 (2010.11)

<표3>를 보면 주요 TV시청 시간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웹서핑의 최고 이용시간이 겹친다. 네이버의 실시간 급등검색어가 그 시간대의 TV편성과 동조화되는 것처럼 모바일 인터넷도 그런 것이다. 이제 시청자들은 TV를 보다가 궁금한 것을 거실이나 침대에서 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한다. 어떤 한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기기들이 모두 스마트화된다고 할 때, 그 사람이 그 기기들이 가진 모든 기능들 골고루 쓸 이유는 없다. 사람들은 그 상황에 그 기기에 최적화된 기능•서비스만을 이용할지도 모른다.

TV에서의 검색이 아닌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에서 검색을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이다. 또 이것이 논리가 맞다면 스마트TV 서비스에 대한 시나리오를 재검토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끊김 없는(seamless)’으로 계속 회자되어 온 N스크린 서비스도 다른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만든 디지털 환경이 너무도 복잡하여 난마처럼 얽혀있지만, 또 기술의 발전속도를 그것을 개발한 당사자들조차 따라잡지 못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사업자들보다 더 현명하게 자기 갈 길을 가고 있을지 모른다.

세상이 너무 복잡해져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다면 가장 강력한 파트너십이야 말로 가장 훌륭한 사업모델이다. 따라서 스마트TV 및 N스크린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자사가 아닌 다른 회사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또 기술에 대한 믿음보다는 이용자에 대한 이해가 선결되어야 한다. 이미 이용자들은 웹하드의 다운로드 서비스, 외장하드,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여 TV를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자료

김문구 외, <스마트TV 글로벌 주도를 위한 국내산업 역량강화 방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10.10)
박종진, <IPTV 서비스의 성과와 과제>, 방송공학회지(2011.3)
           <connected-TV,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질문>, 산업교육연구소 발표자료(2010.11)
           <Hulu – Watch your favorites, Any time, For free> (www.dckorea.co.kr/tt/200)
           <스티브 잡스의 성공 – 들뢰즈의 ‘되기’> (www.dckorea.co.kr/tt/87)
배한철 외, <커넥티드TV로 인한 미디어 시장 변화 동향 및 시사점>, kt경제경영연구소(2010.4)
송민정, <스마트TV로의 진화에 따른 미디어시장 영향 및 시사점>, ‘스마트TV세미나 2010’ 발표자료(2010.6)
신호철, <YouView의 탄생과 영국 VOD 시장의 경쟁구도>,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0.11)
아이뉴스24, <미국 1분기 DVD 판매량 20% ‘뚝’> (2011.5.5)
유선실, <스마트TV 등장에 따른 유료방송 사업자의 대응>,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1.1)
이경남, <동영상 서비스 환경 변화에 따른 케이블 방송사업자 대응전략>,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1.5)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스마트TV 산업 발전전략> (2011.4.6)
ZDNet Korea, <美 FCC, 컴캐스트 NBC유니버설 지분 인수 허용> (2011.1.19)

VCPE monthly


IPTV 서비스의 성과와 과제 - 방송공학회지 발표(2011.3)

이미지

이 글은 2011.05.08 옛 블로그(태터툴즈)에 게시했던 글을 웹 아카이브에서 복원한 것입니다.

지난 3월 방송공학회지에 기고한 글이다. <ch.2. 지상파 공통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의 시작>은 2010년 지상파 3사가 모여 IPTV, D-CATV, 스마트TV 등에 대한 대응을 위한 만든 "지상파 TV포털"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술적 개념과 방향이 대외적으로 처음발표되었다. 이런 작업은 2009년 콘팅(www.conting.co.kr)에 이어 두번째이다.

진화하는 TV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ACAP, OCAP 기반의 플랫폼이 좀 더 개방적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이에 대해서는 지상파가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또 미디어의 파편화에 맞서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의 문제가 실천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이것은 이런 입장에서 진행되었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이다.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논의에 참여했다. 이분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린다.

<ch.2. IPTV의 성장과 유료방송 시장 활성화 문제>는 현재 진행형인 CATV, IPTV 등 플랫폼사업자갈등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우회적으로 담고 있다. 갈등의 가장 큰 문제는 "유료방송의 초저가화 현상"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전에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 초저가화 현상 이면에는 방통융합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들 간의 저가 마케팅 경쟁이 놓여있다고 생각된다.

<ch.3. N스크린 환경과 하이브리드 서비스(Hybrid Service)>는 '지상파 간 연합플랫폼(<그림5>)'에 대한, 또 그를 통한 사업자 간의 협력모델에 대한 이야기이다. 콘팅과 지상파 TV포털 등에서의 경험에 기반해서, 또 다른 사업자들의 제안과 대화 속에서 얻은 생각을 바탕으로 스케치했다.

실제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많은 차이들이 있다. 서로의 차이들을 좁힐 때, 각을 좁힐 때 합력은 커진다. 또 각이 커지거나 아주 상반될 때는 합력이 작아지거나 '0'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각을 줄이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 이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송공학회지 제16권 1호 표지

IPTV 서비스의 성과와 과제

1. IPTV의 성장과 유료방송 시장 활성화 문제

지난 2007년 주문형 비디오(VOD) 중심으로 프리IPTV를 시작하여 2008년 11월 지상파 실시간 채널을 추가하면서 본격적인 IPTV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IPTV는 2010년 12월 기준으로 <표 1>과 같이 가입자 수 300만명을 넘어서고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15%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함으로써 뉴미디어로서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

다른 경쟁 매체들이 300만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걸린 기간과 IPTV가 이에 걸린 기간을 비교하면 IPTV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아날로그 케이블TV 6년, 디지털 케이블TV 5년 3개월에 비해 IPTV는 1년 11개월만에 3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표 2> 참조) [footnote]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IPTV 500만 시대 온다”, Digital Medians, Volume 16(2011.1)[/footnote]

<표 1> IPTV 3사 가입자 현황 – 2010년 12월 17일 기준

 IPTV 3사 가입자 현황

<표 2> 주요 뉴미디어 단위별 가입자 달성 소요시간

주요 뉴미디어 단위별 가입자 달성 소요시간

또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SNL Kagan의 예측[footnote]파이낸셜뉴스, “국내 IPTV 시장, 대책없는 저가경쟁.. 남은건 ‘적자’”, 2005.5.17 [/footnote]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IPTV 가입자 수가 2013년에는 440만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25.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것은 독일 34.8%, 중국 25.8%에 이어 연평균 가입자 증가율 3위이고, 미국(21.2%), 일본(18.5%), 스페인(8.8%), 프랑스(2.9%)에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는 경쟁적 마케팅에 따른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저가 구조의 재생산이란 큰 문제가 놓여 있다. 서울대 윤석민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한 세미나에서 ‘일각에서는 디지털 케이블이 도입되면 이 같은 상황(초저가 수신료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 했지만 IPTV가 등장하며 경쟁이 격화되어 과거 아날로그 케이블 가격보다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제공되기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표 3>을 볼 것). 통신사들이 본격적으로 통신, 방송 결합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IPTV를 만원 이하에 제공하여 방송 서비스 끼워팔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KT의 ‘이동전화 5회선 이용 시 IPTV(1만원) 무료’ 등 가족형 결합상품은 유료방송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끼쳐 유료방송의 초저가화 재생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다.[footnote]윤석민, “우리나라 유료방송시장 정상화 방안”[/footnote]

<표 3> 디지털 케이블과 IPTV 실제 유통 가격비교 (2009.6)

디지털 케이블과 IPTV 실제 유통 가격비교

그런데 IPTV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대를 위해 스스로 약탈적 가격을 책정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콘텐츠 가격이 높기 때문에 사업이 어렵다’는 등의 주장을 하기도하고 약속한 콘텐츠 사용료지급을 이러저러한 이유로 밀어놓기도 한다. 제살깍아먹기식의 끼워팔기, 낮은 상품가격책정 보다는 IPTV의 양적 성장에 맞춰 양방향성 서비스 및 콘텐츠 강화에 투자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망을 이용해 경쟁력 있는 사업모델을 만드는 등의 본원적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
또 디지털 전환, 양방향 서비스 및 3D 콘텐츠 제작, N스크린 서비스 제공 등 과제를 안고 있는 기존 방송산업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이미 이 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질적인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표 4>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우리나라의 유료방송은 가격적인 면에서 한계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표 4> 케이블TV 수신료 비교 (단위=달러)[footnote]매일경제, “케이블TV 요금 日의 7분의1 … 고품질 콘텐츠 꿈도 못꿔”, 2010.7.21[/footnote]

케이블TV 수신료 비교

IPTV에 의해 유발된 ‘디지털화에 따른 유료방송 초저가화 현상’은 IPTV가 그 동안 통신시장에서 발전시킨 마케팅 기법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높은 친화성 및 이해를 바탕으로 콘텐츠 산업이 어렵게 일구어낸 가치의 일부를 시장 기제를 통해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아닌지 다시 살펴보게 만든다.[footnote] 박종진,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미래”, 정보처리학회지, 14권 3호, 2007.5를 볼 것[/footnote]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른 패러다임의 전환 과정을 ‘미디어 빅뱅(Media Big Bang)’이라고들 말한다. 빅뱅은 구체제의 파괴와 함께 새로운 우주의 생성 과정이다. 이젠 방송과 통신의 융합과 공진화(coevolution)를 위해 IPTV 시작 전 주장하고 보여주었던 비전을 실천해야 할 때이다.

2. 지상파 공통 어플리케이션개발과 방송통신융합 서비스의 시작

SBS는 2006년 8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IPTV 공동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footnote] 조선일보, “방송위ㆍ정통부, IPTV 시범사업 공동 추진”, 2006.8.16[/footnote] 한 후 KT와 계약을 통해 TV포털 구축을 시작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2011년에서야 제대로 된 모양의 SBS TV포털 서비스가 시작될 듯하다. 그 사이에 몇 차례의 시행착오와 서비스 형상 및 사업 조건에 대한 협의가 있었고, 2009년 말부터 2010년 중반까지 KT와 지상파 3사가 함께 서비스 통합을 위한 기술규약들을 만들었다. 이 규약에 따라 IPTV 플랫폼과 지상파 방송사의 TV포털 플랫폼 간의 에코시스템(ecosystem)을 모델화하면 <그림 1>과 같다.

서비스 인터프리터(Service Interpreter)는 시청자 수신기(STB, Set Top Box)의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된ACAP(Advanced Common Application Platform) 언바운드 어플리케이션(Unbound Application)으로 CPD(Common Portal Description)와 리소스 파일을 전송 받아 서비스를 제공한다.

CPD는 TV포털 내의 시청자 서비스 및 UI(User Interface)로 정의하는 XML 형식의 언어이다. 리소스 파일은 CPD 내에 포함되어 매번 편성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콘텐츠, EPG, VOD, 양방향 서비스를 위한 복귀경로(Return Path) 등에 관련된 세부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 CPD는 TPS(TV Portal Studio)에서 생성되고 서비스 인터프리터에서 해석되어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을 구성한다.

TPS는 앞서 말한 것처럼 서비스 인터프리터에서 동작하는 CPD를 생성하는 저작툴이다. TPS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블랜드(MS Expression Blend), Xaml 컨버터(XamlConverter), 패키저(Packager)로 구성된다. 블랜드는 TV포털 서비스 화면을 디자인(layout design)하고 로직을 코딩 하는데 사용한다. 컨버터는 블랜드에서 코딩된 Xaml 파일을 CPD 파일로 변환하며, 패키저는 CPD 파일과 리소스 파일을 DA(Data Agent) 또는 RP(Return Path)로 배포하는 역할을 한다.

<그림 1> 지상파 방송사 TV포털 플랫폼과 IPTV 방송플랫폼 에코시스템(Eco-System)

지상파 방송사 TV포털 플랫폼과 IPTV 방송플랫폼 에코시스템(Eco-System)

서비스 인터프리터, CPD, TPS에는 지난 5년간의 경험이 들어가 있다. 언바운드 어플리케이션으로 설계된 서비스 인터프리터는 TV포털로의 이동 시간(재핑타임, Zapping Time)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재핑타임이 길어지면 시청자들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고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IPTV 서비스 품질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라는 사실은 모두 알 것이다. 하지만 언바운드 어플리케이션은 STB 내 아주 제한된 자원인 플래시 메모리 상에 설치되어야 하기 때문에 IPTV 사업자는 모든 서비스 제공자(Service Provider)에게 자원을 할당할 수 없다. 이것이 지상파 3사가 함께 공통 어플리케이션인 서비스 인터프리터를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XML 기반의 CPD를 만든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웹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또 TV포털 서비스를 최대한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SBS TV포털의 경우 리소스 파일 내의 콘텐츠·정보들을 별도로 입력하지 않고 웹사이트 내의 기초 콘텐츠(Meta Data)를 활용하도록 되어있다. 웹사이트 내의 서비스와 이용자의 반응이 직접적으로 IPTV 내의 SBS TV포털에 반영된다. 방송과 웹사이트(www.sbs.co.kr) 내에서 융합이 일어났듯이 지상파 방송사의 웹 자원이 방송·통신 융합의 매개체로서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TPS는 TV포털 내의 서비스를 좀 더 쉽고 빠르게 구현하기 위해서 만들었다. 모두 아는 것처럼 지상파 방송사의 주요 콘텐츠(드라마)는 대부분 3개월 단위로 제작·편성된다. 또 그 편수로 따지면 매달 새로운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이때마다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IPTV에서 송출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하다. TPS는 서비스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TPS 안에서 가장 중요한 저작 기능을 위해 MS 블랜드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화된 저작툴을 씀으로써 관련 인력 수급을 용이하도록 하여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지상파 공통 어플리케이션(서비스 인터프리터, Xlet) 설계를 위한 기본방향을 보면 위에서 설명한 모듈들의 목적을 명확히 알 수 있다. Xlet 개발 방향은 ①주기적 수정 최소화 (Xlet 인증 및 개발 비용 최소화), ②UI와 기능(engine) 분리, ③XML 이용 UI 엔진 개발, ④DA 이용 초기 화면 UI 및 그래픽 전송, ⑤RP 이용 이후 화면 UI 및 그래픽 전송이다. 이 방향을 기반으로 <그림 2>의 개념도가 만들어졌다.

<그림 2> 지상파 공통 어플리케이션 시스템과 서비스 흐름 개념

지상파 공통 어플리케이션 시스템과 서비스 흐름 개념

<서비스 인터프리터-CDP-TPS>는 지난 5년간 TV포털 구현을 위해 지상파 3사와 KT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협력한 결과이다. CPD(CPD의 저작툴인 TPS)와 서비스 인터프리터는 방송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표준 플랫폼 역할을 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것들을 이용해 웹처럼 공통된 언어 기반 위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footnote] 김상진, “방송사 시점에서의 IPTV 표준화”, KOBA 2008 발표자료(2008.6)를 참고할 것[/footnote] 이때 IPTV 사업자는 지상파의 동영상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 콘텐츠 위에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게 된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TV포털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채널 개념이 사라지는 뉴미디어 환경에서 자사의 브랜드와 서비스 정체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사 콘텐츠와 서비스를 모아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매장처럼 브랜드관(SBS TV포털)을 만들고, 또 편성과 기획, 운영과 개발 등에서 어느 정도의 독자성을 가져야 한다. 지상파 공통 어플리케이션이 방송과 통신이 협력하여 만든 첫 작품이고, 융합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는 뉴미디어에서 단순한 CP(Content Provider)가 아닌 SP(Service Provider)가 될 수 있고, 이때 실질적인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footnote] 박종진, “미디어2.0, 새로운 공간과 시간의 가능성”,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한민국 서울, pp.93~149, 2007 및 www.dckorea.co.kr 내의 발표자료들을 참고할 것[/footnote]

지상파 공통 어플리케이션에서 하나 더 주목할 점은 <그림 3>과 같이 플랫폼 사업자별로 서로 다른 양방향 서비스 표준 사용에 따른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각각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독립적인 기능(engine)을 설계하여 플랫폼별로 제공하는 고유한 API에 맞춰 특화된 기능을 수정·개발하면 된다. 또 앞서 살펴본 것처럼 UI(서비스 기획)와 기능(engine)이 분리되어 기능 수정 뒤부터는 서비스 기획을 독립적으로 수행하여 매번 해야 했던 정합(test) 과정을 줄이고 방송 콘텐츠 내용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컨넥티드 TV(connected-TV)에서 비용·시간의 절감, 제한적이지만 서비스 일원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융합을 가속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림 3> 파편화된 TV 플랫폼별 양방향 서비스 환경

파편화된 TV 플랫폼별 양방향 서비스 환경

SBS의 경우 뉴미디어 정책의 핵이 네트워크가 개방되고 콘텐츠가 디지털화됨에 따라 ‘콘텐츠 자체가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Digital Content Platform)’ 전략이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지상파 TV포털을 검토하면서 융합이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사업자에게 일정 부분 플랫폼을 개방”[footnote] 같은책, p.135[/footnote] 해야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왜냐하면 IPTV 플랫폼 자체가 가진 폐쇄성(walled garden)으로 인해 이런 개방적 환경을 전제하지 않고는 통신산업 내로 방송산업의 일방적 흡수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일방적 흡수 통일’은 반목과 갈등을 낳을 뿐 공진화를 위한 발전적 상호 협력의 길을 막는다. 사실상 지상파도 방송이 아니었던 통신망에 콘텐츠를 제공한 것을 생각하면 서로 공평하게 플랫폼을 개방하고 뒤섞어(mash up)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자던 취지에 서로 동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3. N스크린 환경과 하이브리드 서비스(Hybrid Service)

다수의 뉴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하고, 또 IPTV와 같이 동일 시장 내에도 여러 사업자들이 존재하면서 개별 사업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규모는 더욱 더 작아지고 있다. 이런 시청자 분산은 결과적으로 매스미디어의 기본 수익모델인 광고시장의 파편화로 이어진다. 또 시청자들도 자신이 사용하는 미디어 서비스가 유무선 통신사, 가전사, 케이블TV사로 흩어져 N스크린 환경에서 동일 콘텐츠에 대해 이중, 삼중의 이용료를 납부해야만 하는 불합리한 상황까지 가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콘텐츠(Content)-플랫폼(Platform)-네트워크(Network)-터미널(Terminal)>로 이어지는 <C-P-N-T모델>에서 콘텐츠 중심의 N스크린 서비스 제공을 모색하려고 한다. 파편화된 서비스를 다시 합쳐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이다. <그림 4>의 지상파 TV포털 모델은 TV환경에서 이런 접근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 모델에서 유료사업은 플랫폼 사업자가 진행하고, 미디어 본연의 영역인 광고사업은 콘텐츠 사업자가 진행하여 서로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다. 또 개방된 네트워크 환경인 인터넷과 최근 플랫폼 및 사용자 단말이 개방되는 추세를 반영한다면 이런 접근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그림 4>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콘텐츠 중심 지상파 TV포털 모델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콘텐츠 중심 지상파 TV포털 모델

N스크린 환경에서도 상호 개방과 역할 분담(파트너십)을 통해 이와 가까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만일 N스크린을 추진하는 특정 사업자가 IPTV사업자(케이블TV일 수도 있지만 편의상 IPTV사업자라고 하자)라면 자신의 유료가입자가 PC웹 환경에서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사와 협약을 맺어 지상파 웹사이트 내에 자신들의 브랜드관을 입점하면 된다. 이번에는 지상파 웹사이트에서 IPTV사업자에게 API를 제공하는 등의 개방적 정책을 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A사의 IPTV 가입자가 SBS의 <시크릿 가든> 10회를 보았다면 별도 과금 없이 SBS사이트에서, 또는 SBS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볼 수 있도록 SBS가 API를 제공하면 어떤가 묻는 것이다. N스크린의 비전은 기술적 완성도보다는 산업 내에서의 상호 실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할 때 좀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한국에서 신문사가 좀 더 빨리 어려움에 처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얼마의 돈에 콘텐츠를 포털에 제공한 후 포털 중심의 뉴스 콘텐츠 소비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포털에 뉴스가 집중되고 기사들이 섞이면서 신문사의 브랜드가 약화되었다.[footnote] 같은책, pp.155~158[/footnote]  통신사(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에서는 '인터넷 망을 설치한 것은 자신들인데 돈은 포털이 벌었다. 프리미엄망, 더 나아가 유무선 통합망에서만은 그런 일을 되풀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서로 이해가 다르다. N스크린 논의는 이런 상대의 걱정을 덜어줄 때 진전이 있을 수 있다. 통신사가 지난 10여년간 지상파 웹사이트가 쌓아놓은 사업 기반에 대한 인정, 미래에도 지상파 브랜드를 지킬 수 있는 협력모델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에 대한 화답이 있을 법하다. IPTV에서 지상파 TV포털 논의와 같이 N스크린 논의에서 다시 5년을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모든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미 N스크린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도 말하고 싶다. TV에서는 IPTV나 케이블TV망, 또는 지상파 직접수신을 통해, 핸드폰이나 아이패드(iPAD)와 같은 태블릿PC에서는 DMB나 스마트 디바이스용 어플리케이션에서, 웹사이트에서는 고릴라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 VOD 또한 마찬가지이다. SBS의 경우 2006년 이미 어떤 네트워크나 디바이스에서도 SBS의 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S>라는 월 정액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SBS사이트(www.sbs.co.kr)와 지상파 콘텐츠 다운로드 사이트인 콘팅(www.conting.co.kr), 삼성전자 스마트TV의 SBS 어플리케이션, 갤럭시 탭의 어플리케이션에서 추가 과금 없이 VOD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조만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위한 풀브라우징 사이트 및 어플리케이션에서도 동일 조건으로 VOD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PPV 콘텐츠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림 5>와 같은 서비스 확장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림 5> 모든 컨넥티드 디지털 기기를 위한 지상파 콘텐츠 표준 API 모델[footnote]박종진, “지상파 방송사의 뉴미디어 서비스 전략”, KOBA 2010 발료자료(2010.10)를 참고할 것[/footnote]  

모든 컨넥티드 디지털 기기를 위한 지상파 콘텐츠 표준 API 모델

지금까지 이런 지상파의 서비스 비전이 원활하게 실현되지 않은 것은 플랫폼, 네트워크, 사용자 단말의 폐쇄성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큰 비약일까? 또 개방적인 환경으로 바뀌고있다면 그 기회는 동일하게 주어지지 않을까? 지상파들에게도 동일하게 기술조건들이 열려있고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함께 할 때 서비스가 더 충실해지고 시청자/고객의 만족이 더 커질 것이며, 이에 따라 얻는 과실도 풍성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위성방송인 스카이 라이프과 IPTV인 올레TV의 VOD 서비스가 결합된 것처럼 N스크린을 위해 일차적으로 서로 다른 IPTV와 지상파 웹사이트 간의 하이브리드(hybrid)한 공동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4. 맺음말

이 글의 첫 번째 주제였던 IPTV의 성장과 유료시장 저가화가 IPTV 사업자들에 의해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표 4>에서 본 것처럼 이미 케이블TV에서부터 저가문제는 상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면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이에 걸맞는 양방향서비스를 시청자/고객에게 제공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자는 것이다.

두 번째 주제인 지상파 공통(표준) TV포털은 양방향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지상파 나름의 해법과 IPTV사업자와의 협력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SBS는 정상적인 TV포털 서비스가 시작되면 별도의 콘텐츠 사용료를 받지 않고 직접 양방향서비스 제공 및 사업을 통해 이를 충당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컨넥티드 디지털 기기의 증가와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rvice)의 확산에 따른 N스크린 대응에 대한 나름의 접근법을 제시했다.
뉴미디어 전반에 걸친 이슈에 대한 겉핥기식 이야기가 아니었나 두려움이 앞서며 이글이 뉴미디어 관련자들간의 협력적 교류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브랜드 세미나 (이노션 박노항 실장, 2011.4.21, 14:00)

  •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전략 : Together for a better future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고객최우선, 글로벌지향, 인재존중


        성과지향적 -> 가치지향적

        (기존: 500만대, 글로벌 자동차 회사 5위 진입)

             (현재: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고객최우선, 글로벌지향, 인재존중)


  • 나이키

기존: To be the best sports and fitness company in the world

현재: To bring innovation and inspiration to every athlete* in the world.


*If you have a body, you are an athlete.


  • SBS 내일을 봅니다.

KBS 시청자와 함께 디지털 KBS

MBC 없음(현재의 내부 상태를 반영?!)


  • 브랜드는: 글씨체, 슬로건, 로고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ABC뉴스의 Roone Arledge의 말.


It all depends on the show. If it's great, the title will get remembered as a great title, 

too.

But if it's lousy, the name won't matter, because we'll be off the air and not a soul 

will give a damn what we called it.



Where you find your brand idea?


- A Principle (예: 삼성, HP)

- Competency (Cannon)

- Category (지펠)

- Product (Inter)



  • 브랜드의 역할
                - 과거 브랜드는 소유권의 의미였다.
                  -  그 후 브랜드는 품질에 대한 약속이었다.
                  -  그러나 어떤 것은 그 이상을 의미했다.
                  - 올림픽 브랜드는 용맹과 정정당당의 의미이다.
                  - 동포애, 우정, 평화 그리고 인류 보편적 이해이기도 하다.
                    "올림픽 인사이드", 마이클 페인의 책 중에서

                    브랜드는 방향이다


Positioning ------------- Directioning

특정공간을 차지            방향을 나의 것으로

정체된 진지전               유연하게

  • Brand Management의 세가지 측면


- Image / Communications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

- Organization / Operations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 Collaboration / Development (어느 한 브랜드가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장악할 수는 없다. 

                  합종연횡해야함.)


  • <Roone이 말하는 성공비결>

        Survey < Insight 

우리는 시청자들에게 물어봐서 조사결과에 따라 프로그램을 만든게 아니라 우리 직감을 믿었다.


  • Global Brand Roadmap
    • We're Changing This
    • We must Change This
    • So We Can Achieve This : respect, desire, understanding, etc.
  • What makes a global brand
    - Global Presence & Leading the Category 
    - Global Awareness  &Image 
    - Global culture & local commitment
  • 브랜드를 창출하기 위한 네 가지 요소
    • 포커스
    • 차별화
    • 시대 트렌드에 맞는가
    •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 관중석을 향한 카메라. 스포츠의 경우 경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관중석의 분위기도 중요함.


WHEN IT CAME TO NEWS, THE AUDIENCE HAD A CHOICE. WE ALL FISH IN THE SAME POND.

YOU BECAME NUMBER ONE ONLY BE COMPETING FOR EVERY STORY, EVERY HOUR, EVERY DAY.


오디션 프로그램: 꿈 이루는 '수많은 나' 시청자들 '감정이입'



온라인 사용시간 늘고, 광고비도 확 늘고 있다.

TV 시청시간은 줄었는데, 오히려 광고비는 늘어나고 있다.

매체의 희소성과 인터넷의 무한대적 특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