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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2.0 - 새로운 공간과 시간의 가능성],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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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을 샀다. 제대하면서 면세쿠폰으로 산 오디오가 제대로 작동 안한지도 이년은 된 듯하다. 십년이 조금 넘었다. 스피커는 낡아서 부석거면서 울림판이 찢겨지고, 어떤 CD는 읽고, 또 어떤 것은 못읽고 하다가 아예 하나도 안읽혀지게 되었다.

오디오는 주로 아내가 썼다. 나는 아내가 틀어주는 노래를 듣는다. 그러다가 아이가 생기고 토들러 송에서 구연동화, 영어 테이프나 CD를 듣는데 주로 썼다. 십년 넘게 함께 살았으니 막상 버린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지난 시간이 그립다. 몇년전에 A/S센터에 맡겨 고친적이 있는데 이젠 그곳도 찾기도 어렵다. 오디오를 처분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사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나가는 중고 가전제품 사는 차를 불렀다. 오천원 준다고 한다. 동남아로 수출한 단다. 몇 주전 일이다.

롯데 오디오 셋

그리고 크로슬리 턴테이블을 샀다. (40만원짜리라고 하는데 20만원에 샀다. 전시품이라서 싸단다. 20만원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이다. 생활 흠집이 있다는데 눈이 나빠서인가 보이지 않는다.) '턴테이블'로 검색을 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크로슬리'를 찾았는데 장식성은 높은데 음질은 좀 떨어진다는 것이 중평인데 '정말 음질이 않좋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들어보니 그렇다는 이야기다. 소리에 민감한 편인 아내도 그렇다고 하니.

턴테이블을 사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아내가 집에서 오육십여장의 LP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대학 다닐 때까지 사모은 것이다. 80년대의 음악세계가 모여 있다. 지난주(9월 11일)에 턴테이블이 왔다. 동영상은 그날 밤 동안 이 노래 저 노래 들으면서 찍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크로슬리 턴테이블

그리고 거의 이십년만에 LP판을 듣고 있으니 편리한 디지털 이전에 있었던 아날로그의 미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앞뒷면에 십여곡의 노래가 들어있고, 앞면이 끝나면 가서 뒷면으로 뒤집어 줘야 한다. 마음에 드는 곡이 있어 또 듣고 싶어도 다시 가서 바늘(헤드, 턴암)을 다시 맞춰야 한다. 좀 더 몸이 움직이고, 눈과 손 작업이 들어간다.

또 노래를 들으면서는 다음에 들을 음반을 골라야 한다. 음반을 산다고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래 저래 집중해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이전에 당연했던 것이 지금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몸의 노고가 따르고 '무한재생'이 안되니 들려오는 노래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음악 자체보다 배경음악 정도로까지 내려간 디지털화된 음악과 다르다. 느리고 불편한 것 속에서 미덕을 느낄 정도로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편한 것만 찾는 것 같다.

또 다른 미덕을 찾는다면 무엇이 있을까? 아마 시간과 공간인 듯하다. LP판은 시간의 흐름에 약간의 변형이 생기면 그 변화를 소리로 알려주는데, 음악 자체를 놓고 보면 바람직하지 않지만 좀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카피본이라 하더라도 원본과 같은 음질,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음질보다도 손을 거칠 때마다 변하고 변형되는 음악 말이다.

사람이 변하지, 늙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은 부러워하겠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그/그녀를 '징그럽게' 여길 것이다. 또 늙지 않았는데 찾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쓸쓸할까! 음악에 이런 감정이입을 하기에는 어렵겠지만.

공간은 소리들이 자리잡고 있는 LP판 자체가 뿜어내는 '아우라'다. 또 거기에 배어있는 기억들, 소리, 냄새, 바람, 습기와 같은 느낌들,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미세지각(micro-perception)'의 세계가 있다. 우리가 느끼면서도 느끼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함께 변하고 손 때가 묻은 음악이 좋다.

컴퓨터도 좋지만 심정적으로 컴퓨터 속으로 안들어갔으면 하는 세계도 있다.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계! 내가 자란 세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느껴야만 하는 세계!

영상과 함께 녹음된 노래는 Louis Armstrong, Satchmo, What a wonderful world에 있는 <IT AIN'T NECESSARILY SO>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여가수는 Ella Fitzgerald이다. 다음 주에는 파주 <보물섬>에 가야겠다. 헌책과 함께 철지난 LP판을 판다.
2008/09/18 00:17 2008/09/18 00:17
http://dckorea.co.kr/tc/trackback/175
From. 리명선 2012/03/31 21:34Delete / ModifyReply
크로슬리턴테이블 검색해서 동영상 보게되었는데요 ㅜ
제가 턴테이블을가지고있는데 ㅜ 조작법을 잘몰라서 여쭤봅니당 ~

처음에는 포노모드로 돌려놓으면 테이블이 알아서돌아갔었는데
오랜만에 해보니 포노모드로 돌려놓아도 테이블이 움직이지 않네요 ㅜ
혹시나해서 레코드판을 올려놓아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움직이질않아요 ㅜㅜ
그리고 포노 모드로 해놓고 REC / ERASE 버튼을 누르면 NIL 이라고 뜨는데 왜뜨는지, 혹시님도 뜨시는지요 ... ㅜㅜ 아시면좀 알려주시겠어요 ~ ?
뭐가문제인지 혹시 아시면 연락좀주세요 ... 아무리지식인에검색해도나오질않아서요 ㅠ
01072099950 입니다 ! ^^
jjpark 2012/04/14 18:54Delete / Modify
"포노 모드로 해놓고 REC / ERASE 버튼을 누르면 NIL 이라고 뜨는데 왜뜨는지, 혹시님도 뜨시는지요 ... ㅜㅜ 아시면좀 알려주시겠어요 ~ ?"

- 포노모드까지는 알겠는데 REC/ERASE 버튼은 모르겠습니다. 제 리모콘엔 그 버튼이 없습니다.

- 턴테이블이 안돌아가는 것이라면 ... 제 것에서는 헤드를 음반 있는 곳 바깥쪽으로 살짝 당기면 '딸깍'소리가 나면서 돌아가고 음반 위에 헤드를 올려놓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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